‘테니스 황제’ 노바크 조코비치(6위·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 통산 100승 위업을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25일(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TP 투어 제네바오픈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3시간 6분 접전 끝에 후베르트 후르카치(31위·폴란드)를 2대 1(5-7 7-6<7-2> 7-6<7-2>)로 꺾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통산 100번째 ATP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지난해 8월 파리올림픽 금메달 이후 9개월 만에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ATP 투어 단식 이상급 대회 단식 100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는 조코비치가 역대 세 번째다. 앞서 지미 코너스(109회·미국)와 로저 페더러(103회·스위스)가 100승 고지를 밟았다.
코너스는 31살이던 1983년에 최초의 100회 우승 기록을 세웠고, 페더러는 37세 7개월이던 2019년 3월에 100승 금자탑을 쌓았다. 이틀 전 생일을 맞은 조코비치는 38세 나이에 100승 위업의 세 번째 주인공이 됐다.
또 다른 진기록도 거머쥐었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2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 시즌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2006년 7월 네덜란드오픈에서 첫 ATP 투어 우승을 달성한 그는 이후 매년 우승 기록을 쌓아왔다.
최근 부진을 끊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승리다. 조코비치는 올 시즌 초반부터 고전했다. 1월 호주오픈에선 4강에서 부상으로 기권했고, 3월 마이애미오픈에선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달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와 마드리드오픈에선 연달아 충격적인 첫판 탈락을 겪었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올 시즌 야심 차게 선임했던 코치 앤디 머리(영국)와 동행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100번째 우승을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오늘 이렇게 달성해 기쁘다”며 “사실 경기 내내 끌려다녔는데 어떻게 후르카치의 서브를 브레이크했는지 모르겠다”고 돌아봤다.
기세를 몰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 트로피를 정조준한다. 조코비치가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면 남녀를 통틀어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25회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다. 26일 열리는 1회전 상대는 미국의 매켄지 맥도널드(99위)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