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정부가 잘못 입금한 6억… “신의 선물인 줄” 써버린 여성

입력 2025-05-25 15:20 수정 2025-05-25 15:31
아르헨티나 시민들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EPA 연합뉴스

한 아르헨티나 여성이 주 정부가 실수로 입금한 거액의 일부를 마구 써버렸다가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24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최대 일간지 클라린 등에 따르면 베로니카 알레한드라 아코스타라는 서민 여성은 지난 6일 양육비 8000 아르헨티나 페소(약 9700원)가 입금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계좌를 열었다가 5억1000만 아르헨티나 페소(약 6억1500만원)가 들어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코스타는 곧바로 쇼핑에 나서 냉장고와 텔레비전, 에어 프라이어, 식료품, 바닥 마감재, 변기 부속, 심지어는 중고 자동차까지 등 다양한 물건을 사들였다. 그는 친지 6명에게 돈을 보내기도 했다.

이 돈은 아르헨티나 산루이스주 정부 회계사가 잘못 송금한 것이었다. 주 정부는 착오 송금 이튿날인 7일 행정 실수를 확인하고 아코스타의 계좌를 동결해 90%가량을 회수했다. 경찰은 아코스타와 친지들에게 주 정부 자산을 부정 사용한 혐의를 적용, 형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코스타는 물건을 사거나 친지에게 송금할 때 이체를 66번으로 쪼개 진행했는데 국세청 소득 증빙 의무가 없는 송금액 한도인 50만 아르헨티나 페소를 맞추기 위해서라는 것이 경찰 판단이다.

아코스타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돈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주 정부 돈인지 몰랐고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르기 전까지 누구도 내게 돈의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으며 악의를 갖고 돈을 쓴 것도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