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엽(33)이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4억원)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앞세워 첫날 부진을 만회했다.
문도엽은 23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골프앤리조트 듄스코스(파71)에서 열린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2라운드 8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전장 201m인 이 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에 맞고 떨어져 구른 뒤 홀 속으로 사라져 코지마 안마 의자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번 대회 첫 홀인원이자 자신의 국내 공식 대회 첫 홀인원이다. 대회 통산으로는 24번째다. 2021년 우정힐스CC에서 열린 제63회 대회에서 김태훈이 3라운드 16번홀에서 기록한 이후 4년만이다.
라운드를 마친 뒤 문도엽은 “공이 떨어지는 것만 보이고 굴러가는 건 잘 안 보였는데 뒤에 계시던 갤러리의 환호 소리를 듣고 홀인원이라는 걸 알게 됐다”라며 “아시안투어에서 한 번 홀인원을 해봤지만, 국내 대회에서는 처음이다. 쉬운 홀도 아닌 긴 홀에서 한 거라 기분이 더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오른쪽에 꽂힌 핀을 직접 공략하기 보다는 그린 가운데에 볼을 떨어뜨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쳤다”라며 “바람을 타 내가 생각했던 라인보다 더 핀에 가깝게 떨어지면서 홀인원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분석했다.
이번달 초에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문도엽은 전날 1라운드에서 5오버파로 부진, 컷 위기에 몰렸으나 이날 홀인원을 앞세워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해 공동 16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 그린에서 58도 웨지샷으로 쳐서 잡은 칩인 버디도 인상적이었다. 문도엽은 “홀까지 15m 가량의 심한 내리막 라인이었다. 고심 끝에 퍼터 대신 웨지로 스핀을 줘서 세운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운좋게 들어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2라운드 선전을 발판으로 시즌 2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문도엽은 “첫날 더블보기도 2개나 하고 마무리도 좋지 않아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오늘은 기분 좋게 끝냈다”라며 “홀인원 덕분에 더 흐름을 탄 것 같다. 남은 이틀 더 열심히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춘천(강원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