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들의 카드 해외 사용액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온라인 쇼핑을 통한 ‘직구(직접 구매)’ 수요가 환율 급등 탓에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직불) 해외 사용 금액은 53억5000만 달러(약 7조3500억원)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56억4000만 달러)보다 5.2%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1분기(-10.4%)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가 779만7000명으로 전 분기보다 4.1% 증가했으나, 온라인 쇼핑 해외 직구 금액이 15억9000만 달러에서 13억5000만 달러로 15.3% 감소하면서 전체 카드 해외 사용액이 줄었다.
한은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통상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할인 행사로 온라인 쇼핑 해외 직구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기저효과가 작용했단 분석이다. 또한 환율이 오르면서 해외 직구 물건 값이 더 비싸게 느껴지는 심리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 평균 1396.84원에서 올 1분기 1452.66원으로 뛰었다.
한편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36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보다 7.1% 줄었다. 체크카드(17억 달러)도 0.9% 감소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