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22분 히샬리송 대신 교체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승리에 기여했다.
토트넘은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을 달성했고,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세리머니의 주인공으로 나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국가대표팀과 프로 무대를 통틀어 손흥민의 첫 우승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준우승만 3번 했고, 대표팀에서도 연령별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을 뿐 메이저 대회에서는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잉글랜드의 특급 골잡이 케인도 같은 아픔을 공유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에서 동고동락하며 EPL 역대 최다 합작골(47골) 진기록을 쓰는 등 최고의 호흡을 보여줬지만 끝내 우승을 함께 만들어내진 못했다.
케인 역시 국가대표팀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리지 못했다. 유로 2020과 유로 2024에서 잉글랜드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월드컵에서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케인이 6골로 득점왕에 올랐으나 잉글랜드는 4강에서 탈락했다.
이후 케인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절대 1강’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뮌헨이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주고 3위에 그치면서 ‘무관’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올해 뮌헨은 승승장구한 끝에 마침내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랐다. 케인은 24골을 책임지며 팀 우승에 제대로 기여했다. 두 시즌 연속 득점왕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절친’ 사이다. 비록 이제 한 팀은 아니지만, 같은 시즌에 무관 탈출에 성공하며 특별한 인연임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는 다르지만 우리는 정말 훌륭한 우정과 파트너십을 쌓았다“며 ”해리가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 정말 기뻤다. 해리에게 ‘우리도 우승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