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15년 무관 설움 씻었다…“오늘만큼은 나도 레전드”

입력 2025-05-22 09:13
로이터연합뉴스

“항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습니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캡틴’ 손흥민이 22일(한국시간) 프로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토트넘은 이날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대 0으로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후반 22분 히샬리송 대신 교체로 투입돼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우승 세리머니 때는 팀을 대표해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손흥민은 유럽 무대 진출 이후 15시즌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토트넘 역시 2007-2008 리그컵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17년 만에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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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허리춤에 태극기를 두르고 감격스러운 얼굴로 우승의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의 레전드가 됐느냐는 질문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지난 17년 동안 아무도 못 해낸 것을 해냈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소감을 묻자 “정말 놀라운 기분이다.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다”며 “꿈이 진짜로 이뤄졌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내내 부진했던 팀 성적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손흥민은 “감독님이 많은 압박과 비판을 받았고 나 역시 주장으로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시즌 전체를 보면 항상 힘든 순간도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있었다”며 “나는 항상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했고 조언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운이 좋았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우승에 대해) 부담감을 크게 느꼈다. 정말 간절히 원했다”며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밤 이번 경기를 꿈꿨다. 항상 같은 장면, 같은 꿈이었다. 이제 드디어 현실이 됐고 오늘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늘은 모두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축하하는 날이다. 모두에게 잊히지 않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아마 내일 비행기를 놓칠지도 모르겠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한국 팬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손흥민은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부터 가족처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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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