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간) ‘뇌물’ 논란에도 카타르 정부로부터 보잉 747 항공기를 선물 받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로 개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국방부 장관은 모든 연방 규칙과 규정에 따라 카타르에서 보잉 747을 인수했다”며 “국방부는 미국 대통령을 수송하는 데 사용되는 항공기에 대해 적절한 보안 조치와 기능적 임무 요구 사항을 고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미 공군에 에어포스원 제트기를 제공하는 것은 위대한 일”이라고 했다. 카타르 왕실이 미국 국방부에 넘겨주는 해당 항공기의 가치는 4억 달러 상당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퇴임 이후에는 트럼프 재단으로 소유권이 넘어갈 예정이다.
해당 항공기를 대통령전용기 규정에 맞도록 통신, 보안 설비를 갖추려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9년 이전에 새 에어포스 원을 가동하겠다고 밀어붙이면 필수적인 방어 시스템이 생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카타르 항공기를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데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수 있다”며 “카타르 항공기를 개조하거나 완성 후 유지·운영하기 위한 자금이 어디에서 조달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해당 항공기가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미국 헌법은 대통령에게 제공되는 고가의 선물은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기 있지만 현재까지 의회는 카타르 항공기 건에 대해 공식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다.
항공기를 선물한 카타르는 대가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총리는 “카타르가 이(트럼프) 행정부를 매수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간주하거나 뇌물로 간주하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강력한 파트너십과 강력한 우정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NN은 최근 미국이 먼저 카타르에 먼저 항공기 확보를 타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