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태사령관 “中, 대만포위는 연습 아닌 리허설…위험한 길 간다”

입력 2025-05-21 18:45
사무엘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미국 해군

사무엘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이 대만을 포위하기 위해 중국이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한 것은 ‘연습’이 아니라 ‘리허설’이라며 중국이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에 맞서 동맹국들과 연합대응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파파로 사령관은 최근 하와이에서 20여개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과 함께 가진 행사에서 “지난해 중국은 단 하루 만에 대만 주변에 152척의 군함과 상륙부대의 4분의3, 수십개 여단을 배치하는 ‘공격적인 기동’을 감행했다”면서 “이건 연습이 아니라 리허설이다. 중국은 매우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이 이르면 2027년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만의 국방 전략은 미국이 개입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약 38만명의 병력을 주둔하고 있지만, 일부만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근처에 있다. 미군 고위 관계자들은 이에 따른 지리적 제약을 ‘거리의 횡포’라고 부른다.

파파로 사령관은 동맹국들과 정보 공유, 군사훈련, 지휘체계 간 상호운용성 확보를 통해 대중 연합대응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신속 타격부대가 대만 인근 동맹국과 협력해 지상에서 중국군 목표를 타격하고 전쟁 공역의 중요 정보를 확보함으로써 미 해군과 공군의 기동 공간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중국군의 무력 침공 초기 단계에 미국과 동맹국 군의 작전을 방해하는 중국군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지휘소 등을 무력화할 계획이다.

파파로 사령관은 중국이 다양한 종류의 대함 미사일과 극초음속 무기를 보유하고 지리적으로 대만에 가깝다는 점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미국이 정밀 타격 미사일을 늘려 중국 해군 함정을 격침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게임의 판도와 중국의 리스크 계산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리시타 야스노리 일본 육상자위대 막료장도 대중 연합대응능력 강화에 동의했다. 그는 “자위대에 몸담은 40년간 지금처럼 안보 상황이 긴박했던 적은 없었다”며 “중국이 제기하는 중대한 위협은 일본이 모든 상황에 대응할 능력을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는 미국 및 뜻을 같이하는 다른 국가들과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WSJ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양자 훈련은 물론이고 다자간 군사 훈련도 확대하고 있다”면서 “매년 40회 이상의 군사 훈련을 하는데 20개 이상의 동맹국이 참여한다”고 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