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성지 된 노들섬…올리브영, 108개 브랜드와 ‘역대급 페스타’

입력 2025-05-21 16:35
오는 25일까지 한강 노들섬에서 진행하는 '2025 올리브영 페스타' 현장. CJ올리브영 제공

서울 용산구 노들섬이 ‘K뷰티 보물섬’으로 탈바꿈했다. 21일 오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올리브영을 상징하는 연두색 현수막 아래 수십명의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관람객들은 올리브영이 증정한 양산을 들고 썬캡과 휴대용 선풍기로 무장한 채 입장을 기다렸다. 이날 서울 낮 기온은 28도까지 오르며 이달 들어 가장 더웠지만, 현장은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올해 처음 야외에서 열린 ‘2025 올리브영 페스타’는 6회째를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약 1만1570㎡(3500평) 규모의 노들섬 전역이 다채로운 색감과 구조물과 함께 ‘보물섬’ 콘셉트의 페스티벌 무대로 탈바꿈했다. 관람객들은 입장과 동시에 제공된 지도, 물, 배낭이 담긴 ‘어드벤처 키트’를 손에 들고, 루비·에메랄드 등 다섯 보석에 비유된 체험존을 탐험하듯 누볐다.

이번 페스타에는 총 108개 브랜드가 84개 부스로 참여했다. 부스들은 스킨케어·메이크업·퍼스널케어·헬시라이프·럭스에디트 등 다섯 개의 테마 존으로 구성됐다. 헤라, 클리오, 웨이크메이크 등 잘 알려진 브랜드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디 브랜드들도 대거 참여했다. 슬로우에이징, 탈모·두피 관리, 콜라겐 등 이너뷰티 관련 트렌드를 반영한 큐레이션 부스들도 눈길을 끌었다.

'2025 올리브영 페스타' 첫날 행사장이 관람객들로 붐비는 모습. CJ올리브영 제공

초록·핑크·보라색 등 형형색색의 부스에서는 고리 던지기와 뽑기 게임, 두피·피부 진단 등 체험형 이벤트가 활발히 펼쳐졌다. 이전에는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리면 사은품을 증정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올해는 몸을 움직이며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에 초점을 맞췄다. 일부 인기 부스 앞에는 수십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올리브영은 올해 행사 관람객 수가 이전 행사 대비 배 가까이 늘어난 약 3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학생 윤모(23)씨는 “게임이 생각보다 체력을 많이 써서 힘들었지만 다이나믹하고 재미있었다. 미션에 실패해도 직원들이 어떻게든 대용량 샘플이나 본품을 챙겨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브랜드 초청으로 행사장을 찾은 30대 이모씨는 “색조(메이크업) 존은 줄이 너무 길어 스킨케어 등 기초 제품 위주로 체험했는데, 재작년보다 구성도 풍성하고 볼거리도 많아 만족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관여 소비자를 위한 ‘뷰티&헬스 딥 다이브’ 프로그램에선 10개 입점 브랜드들이 팬들을 직접 만난다. ‘닥터지’는 피부과 전문가와 인플루언서가 함께하는 토크쇼를 열고, ‘아렌시아’는 팩 클렌저 대표 제품 ‘떡솝’ 시연과 함께 브랜드 철학 소개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산업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강화됐다. 국내 입점 브랜드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퓨처 커넥트’ 세션에서는 수출 통관, 해외 규제 대응, 글로벌 트렌드 분석 등 실무 중심의 강연이 진행됐다. 동시에 미국, 일본, 홍콩, 동남아 등지에서 초청된 글로벌 바이어 400여명은 행사장을 돌며 브랜드들의 경쟁력을 체험했다. 중소 브랜드에겐 글로벌 진출 기회, 바이어에겐 K뷰티 쇼룸의 역할을 제공한 셈이다.

2019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시작된 올리브영 페스타는 코로나19 시기 온라인으로 전환된 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무대를 옮기며 진화해왔다. 무신사, 컬리, 지그재그 등 주요 플랫폼들도 최근 잇따라 자체 페스타를 기획하며 ‘올리브영식 페스티벌’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틀에 갇힌 형식화된 페스타에서 벗어나, 올리브영답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테마형 축제로 재도약하고자 했다”며 “브랜드에는 성장의 기회를, 고객에게는 ‘나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정을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