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방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 당국자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자국 리아노보스티통신에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공식 방문을 위한 초청을 받은 사실을 확인한다”며 “우리는 외교 채널을 통해 (북·러 정상 간) 회담 일정과 기간, 의제를 협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루덴코 차관은 김 위원장의 방러 시기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모스크바는 김 위원장의 방문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리아노보스티는 루덴코 차관의 발언을 이란 테헤란발로 전했다. 루덴코 차관은 최근 ‘테헤란 대회’ 참석을 위해 이란을 방문했으며 지난 19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국빈방문한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모스크바로 초청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당초 지난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80주년 러시아 전승절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국 불발됐다.
김 위원장은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러시아 극동을 방문했지만 모스크바를 찾아간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을 국방위원장의 경우 2001년 23박 24일 일정으로 열차를 타고 모스크바를 찾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전쟁 발발 75주년(6월 25일)과 푸틴 대통령의 방북 1주년인 다음 달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찾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러시아 극동을 재방문하는 선에서 답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