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정몽규 4기 행정…김승희 “소통이 답, 팬 눈높이 맞출 것”

입력 2025-05-21 14:36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취임 후 첫 공식 석상에 나섰다. 최근 축구협회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함께 혁신안을 내건 데 이어 다시금 개혁의 의지를 천명했다.

김 전무이사는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축구협회 창립 이후 이처럼 거센 변화의 요구에 마주친 건 처음”이라며 “소통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갈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무이사는 1990년 실업 축구 철도청(현 대전 코레일) 입단 후 36년간 선수, 코치, 감독을 지낸 현장 전문가다. 그러나 국가대표 경력 없이 3부 리그에서만 활동해와 대중적인 인지도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명’의 전무이사가 행정 총괄 자리에 앉으면서 기존 축구협회 행정 체계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변두리 출신에 협회 행정은 처음인 그에게 아직은 우려의 시선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김 전무이사는 “밖에서 축구협회를 비판해온 사람으로서 축구협회 실무 책임자가 되어 언론 앞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축구인들이 쓰는 단어, 어감을 잘 이해한다. (축구협회의 행정 취지와)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해석의 간극을 좁혀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전무이사가 내건 과제는 크게 3가지다. 그는 현장 소통 강화, 투명한 행정을 통한 팬 신뢰 회복, 유소년 육성 및 저변 확대 등을 꼽았다. 이 3가지 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소통’이다.

김 전무이사는 “소통을 통해서 신뢰를 얻으면 안 될 일도 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직한 소통으로 팬, 국민에게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에 앞서 축구인들과의 신뢰도 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축구협회의 밀실 행정이 비판받아온 만큼 과거와의 단절도 약속했다. 현재로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징계 여부를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벌이고 있는 법적 갈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전날 법원이 정 회장을 징계하려던 문체부의 시도에 다시금 제동을 건 상황에서 문체부는 여전히 재항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관련 사안은 내달 12일 본안 소송에서까지 다툴 전망이다.

김 전무이사는 이 역시 ‘소통’으로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문체부 담당자들과 이미 소통해 그분들이 요구한 축구협회 개선사항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도 또 만날 텐데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확인하고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체부는 화합하고 상호 협력해야 하는 부처”라며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