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위원장은 이날 이 후보의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가 열린 경기도 성남 가천대 학생식당을 방문했다. 학생들과 학식을 먹던 이 후보는 안 위원장이 도착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로 인사를 나눈 뒤 나란히 마주 앉아 함께 식사를 이어갔다.
이 후보가 “안철수 의원님이 벌써 정치를 10년 해서 (TV 등을 통해) 많이 봤겠지만 실제로도 비슷하시지 않느냐”고 학생들에게 묻자 안 위원장은 “정치는 (이 후보가) 저보다 오래했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이 이 후보의 유세 일정에까지 찾아간 것은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25일 이전에는 단일화를 성사해야 투표용지에 후보의 ‘사퇴’ 사실이 표기되기 때문이다.
이어 “(이 후보가) 만약에 당(국민의힘)으로 오시면 제가 나이로는 선배지만 잘 모시겠다는 정도의 얘기를 했다”면서 “모든 최종 결정은 이 후보에게 다 맡겼다. 나는 일종의 조언을 했을 뿐 최종 판단은 이 후보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론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추후 만남 가능성 열어놓자고 서로 합의가 됐다”며 “아마도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다시 또 만날 기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김문수 후보와 직접 만나는 것도 주선할 수 있으니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안 의원은 언제든 상의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당장 상의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서로 신뢰가 있으니 얘기해 볼 수 있지만 지금은 저도, 내부에서도 단일화를 고민하거나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제시한 김 후보와 회동 가능성에 관해서는 “김 후보를 만나는 건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기에 지금은 만날 생각이 없다”며 “김 후보께서 기사로 (단일화 관련) 통상적인 발언하는 것을 많이 보지만 저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만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후보가 큰 틀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더 혼내야겠다. 워낙 친하다 보니 자꾸 그러면 혼내준다는 얘기를 농담삼아 했다”면서 “오늘 김 위원장을 만나서 통상적인 대화를 했다. ‘형님 내심으론 단일화 고민하는 거 아니냐’고 해서 ‘아니다’고 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