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이번엔 이재명 캠프 사칭 ‘노쇼’ 사기…2400만원 뜯겨

입력 2025-05-21 11:32 수정 2025-05-21 15:29
2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유세가 열리는 경기 파주시 금릉역 중앙광장에서 유세단이 활기찬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광주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를 사칭한 ‘노쇼 사기’가 발생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대선 후보, 군인, 교도관 등을 사칭한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1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광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7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캠프 관계자들이 다음 날 저녁 식사를 하러 오겠다는 예약 전화를 받고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이 예약자는 예약 당일 식사 준비 상황을 물으며 마치 이 후보가 원하는 고가의 특정 위스키가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그러면서 주류는 개인이 구매할 수 없으니 식당에서 대신 구매해 준비해주면 돈을 지급하겠다며 특정 업체의 계좌번호를 알려왔다.

먼저 업주가 취급하는 품목을 대량 주문한 뒤 미취급 품목의 대리 결제를 유도하는 ‘2단계 구조’의 전형적인 노쇼 사기 수법이다.

A씨는 이 말을 믿고 2천400만원을 보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이 예약자는 “다른 일정이 생겨 예약을 취소하겠다. 비용은 보내드리겠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

육군 제31보병사단 군 간부를 사칭한 노쇼 사기범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가짜 신분증. 독자 제공

앞서 지난달 광주에서 도시락 업체를 운영하는 B씨도 지역 향토사단 군 간부를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 육군 제31보병사단 소속 김승우 중위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으로부터 130만원 상당 도시락을 주문받은 B씨는, 이후 전투식량 대리결제를 유도하는 이 남성에게 속아 6700여만원을 뜯겼다.

또 지난달 말에는 광주교도소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이 지역 외식업체 업주 C씨에게 120명분의 단체식사를 주문한 뒤 훈제치킨 대리 결제를 유도하기도 했다. 사기를 의심한 C씨가 광주교도소를 직접 방문해 사기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더 큰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C씨는 “음식을 하차해야 할 교도소의 위치까지 알려주는 등 상당히 구체적이었다”며 “말투도 실제 교도소에 근무하는 사람처럼 똑 부러지고 예의도 발랐다. 전혀 어리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노쇼 사기들이 주로 동남아시아에 있는 콜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로 대량 주문이 들어오면 연락 온 전화번호가 아닌 해당 공공기관·사무실의 공식 전화번호에 직접 확인해서 물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