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종교 떠나려는 개인, “영성 체험의 장 필요해”

입력 2025-05-20 16:41
존재론적교회연구모임 학술세미나 참가자들이 20일 서울 중구 남대문교회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탈종교시대 교회가 영적 체험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같은 제언은 20일 서울 중구 남대문교회에서 열린 존재론적교회연구모임(대표 김태헌 목사) 학술세미나에서 나왔다. 존재론적교회연구모임은 교회 본연의 역할을 고민하는 초교파 목회자들의 모임이다. 이날 세미나에선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와 김태헌 산방산이보이는교회 목사가 각각 ‘비제도권 교회가 던지는 시대적 질문’과 ‘존재론적 교회와 순례자의교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신석현 포토그래퍼

정 교수는 기독교의 낮은 신뢰도를 지적하면서 “제도 종교에 소속되길 원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신앙을 유지하는, 이른바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현상이 국내에서도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론 형식적인 종교 의례나 건물 중심의 모임보다 기독교 정신의 실천이 교회의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목사는 제주 용수리의 순례자의교회를 통해 존재론적 교회를 설명했다. 순례자의교회는 8㎡(2.4평) 규모의 작은 교회다. 삶의 무게에 눌린 지친 영혼들이 언제든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김 목사가 2011년 건축했다. 김 목사는 “조직과 프로그램 같은 외형에 집중하기보다 영적 체험을 제공하는 교회가 탈종교시대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헌 산방산이보이는교회 목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