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에 초단기상품 MMF 233兆 ‘역대 최대’

입력 2025-05-21 07:00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향하고 있다. MMF는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져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9일 기준 MMF 설정 규모는 233조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만 60조6173억원 자금이 유입됐다. 법인 자금이 크게 늘었다. 법인의 MMF 설정 잔액은 213조3199억원으로 전체의 91.5%를 차지했다. 돈을 안전하게 운용해야 하는 법인으로서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연 3%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MMF가 유용한 단기자금 운용 수단이다. 최근 1년 만기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1%대로 내려왔다.

국내외 경제가 불확실해지며 주식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MMF에 돈을 대기시켜 놓는 수요도 적지 않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은 당장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고 밝히며 불확실한 경제 전망을 이유로 들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9일(현지시간)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6월이라고 해서 상황이 뚜렷해질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7월도 마찬가지”라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전체 그림을 그려가며 상황 전개를 지켜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협상이 진행 중이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19일 JP모건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관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사람들이 꽤 안심하고 있다”며 “이는 엄청나게 안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면서 미국 증시가 10%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투자자들의 MMF 수요가 늘면서 주식처럼 간편하게 사고파는 MMF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이날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투자금이 향한 ETF는 ‘코덱스(KODEX)머니마켓액티브’로 2조8323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밖에도 ‘라이즈(RISE) 머니마켓액티브’ ‘1Q 머니마켓액티브’ 등에도 각각 6000억원, 57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최근에는 달러 기반 MMF ETF인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가 국내 증시에서 처음 상장됐다. 원화 MMF ETF보다 더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