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까지 나선 K리그 판정시비…FC안양, “상벌위 천번도 나가겠다”

입력 2025-05-20 16:24 수정 2025-05-20 16:49
FC안양 구단주인 최대호 안양 시장이 20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FC안양 제공

프로축구 FC안양의 구단주인 최대호 안양 시장이 최근 K리그1에서 불거진 판정 논란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판정 비판 금지 규정으로 징계 위험이 있지만 “상벌위원회가 열리면 100번이든 1000번이든 나가겠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 시장은 20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반복된 판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K리그 구단주가 판정 논란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시장은 “최근 안양의 여러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공정하지 못한 심판 판정에 대해 더 침묵할 수 없다”며 “K리그 전체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최 시장은 올 시즌 안양이 치른 10경기(K리그 9경기·코리아컵 1경기)에서 석연찮은 판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8라운드 포항전에선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가 안양 선수를 두 차례 밀어 넘어뜨린 것에 대한 파울 선언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경기에서 안양은 1대 2로 졌다.

최 시장은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오심 발생 시 공식 인정과 함께 심판위원회 구성원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심판 비판 금지 조항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단으로서는 불만이 커질 만한 상황이지만 관련해 의견을 표출할 창구가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프로축연맹 상벌 규정과 경기 규정 37조 6항에 따르면, ‘심판 및 판정을 비방하는 행위’는 심판의 권위를 부정하는 행위로 간주해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FC안양 구단주인 최대호 안양 시장이 20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FC안양 제공

제재 위험에도 최 시장은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2023년에도 SNS에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글을 남겼다가 제재금 200만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최 시장은 “상벌위원회가 열리면 100번이든 1000번이든 나가겠다”며 “일부 기업 구단 눈치 보기에 바쁜 판정 문제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맹은 “기자회견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중”이라며 “법무팀 검토 후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상벌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판정 비판 금지 규정에 대해서는 “심판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존재하는 제도적인 장치”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