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20일 경남 거제시 장목면 KIOST 남해연구소 부두에서 해양과학 조사선 ‘이어도2호’의 취항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해양수산부, 거제시,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명 이상이 참석해 취항을 축하했다.
이어도2호는 지난 33년간 68만㎞를 항해하며 대한민국 해양과학의 현장을 누빈 ‘이어도호’의 뒤를 잇는 신규 연구선이다. 총톤수 732t, 최대 속도 13.5노트(약 시속 25㎞)로, 기존 이어도호(357t)보다 운항 성능과 연구 범위가 크게 향상됐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국내 1000t 미만 연구선 최초로 ‘동적 위치 제어 시스템(DP)’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이는 해류나 풍랑에도 선박이 한 지점을 유지하며 정밀 관측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심해 탐사, ROV(무인 잠수정) 운용, 고정형 센서 투입 등에 필수적인 기능이다.
또 360도 자유 회전이 가능한 ‘아지무스 스러스터’, 전기 추진 시스템, 광케이블 기반 수중 위치 측정 시스템 등 첨단 운항·관측 장비가 탑재돼 기동성과 친환경성, 정밀성까지 한층 강화됐다.
이어도2호에는 기존 이어도호의 20종 대비 34종으로 늘어난 연구·관측 장비가 실렸다. 항해 중 실시간 수온·염분·수심을 측정하는 CTD 시스템, 해저 지형을 고해상도로 분석하는 멀티빔 측심기, 극저온 냉동 시료 저장고 등이다. 해양의 물리·화학·생물 특성을 종합 분석할 수 있는 ‘움직이는 실험실’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잠수정이나 시료 채취 장비 등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중 위치 측정 시스템’도 탑재돼 해양기인성 기후 변화 연구에 한층 정밀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첨단 연구선은 국가 해양과학 역량을 뒷받침하는 기반 인프라”라며 “이어도2호를 통해 우리 해역의 해양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관측하고 예측해, 관련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퇴역한 이어도호는 지난 1992년부터 33년간 운항하며 총 6894일, 약 68만㎞를 항해했고, 해양순환기후 탐사, 해류 특성 조사, 작전 해역 환경 조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