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해양연구선 ‘이어도2호’ 취항… 장비·기동력 대폭 강화

입력 2025-05-20 16:00 수정 2025-05-20 16:01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이 20일 열린 이어도2호 취항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20일 경남 거제시 장목면 KIOST 남해연구소 부두에서 해양과학 조사선 ‘이어도2호’의 취항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해양수산부, 거제시,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명 이상이 참석해 취항을 축하했다.

이어도2호는 지난 33년간 68만㎞를 항해하며 대한민국 해양과학의 현장을 누빈 ‘이어도호’의 뒤를 잇는 신규 연구선이다. 총톤수 732t, 최대 속도 13.5노트(약 시속 25㎞)로, 기존 이어도호(357t)보다 운항 성능과 연구 범위가 크게 향상됐다.

이희승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왼쪽 8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20일 경남 거제시 KIOST 남해연구소 부두에서 열린 ‘이어도2호’ 취항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테이프 커팅식

가장 큰 특징으로는 국내 1000t 미만 연구선 최초로 ‘동적 위치 제어 시스템(DP)’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이는 해류나 풍랑에도 선박이 한 지점을 유지하며 정밀 관측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심해 탐사, ROV(무인 잠수정) 운용, 고정형 센서 투입 등에 필수적인 기능이다.

또 360도 자유 회전이 가능한 ‘아지무스 스러스터’, 전기 추진 시스템, 광케이블 기반 수중 위치 측정 시스템 등 첨단 운항·관측 장비가 탑재돼 기동성과 친환경성, 정밀성까지 한층 강화됐다.

시험 운항 중인 이어도2호. 해양과학 조사 장비 성능 점검을 위해 경남 남해안 일대를 항해하고 있다.

이어도2호에는 기존 이어도호의 20종 대비 34종으로 늘어난 연구·관측 장비가 실렸다. 항해 중 실시간 수온·염분·수심을 측정하는 CTD 시스템, 해저 지형을 고해상도로 분석하는 멀티빔 측심기, 극저온 냉동 시료 저장고 등이다. 해양의 물리·화학·생물 특성을 종합 분석할 수 있는 ‘움직이는 실험실’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잠수정이나 시료 채취 장비 등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중 위치 측정 시스템’도 탑재돼 해양기인성 기후 변화 연구에 한층 정밀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첨단 연구선은 국가 해양과학 역량을 뒷받침하는 기반 인프라”라며 “이어도2호를 통해 우리 해역의 해양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관측하고 예측해, 관련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퇴역한 이어도호는 지난 1992년부터 33년간 운항하며 총 6894일, 약 68만㎞를 항해했고, 해양순환기후 탐사, 해류 특성 조사, 작전 해역 환경 조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