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여기서 미리 구매해 주세요”… 제주서도 당원 사칭 노쇼 기승

입력 2025-05-20 14:46 수정 2025-05-20 15:28

노쇼 사기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최근에는 선거 국면을 이용한 노쇼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제주경찰청은 이날 오전까지 11건의 노쇼 사기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중 6건은 정당 관계자를 사칭한 노쇼 사기다. 그 중 2건은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

사례를 보면 지난 18일 서귀포시 한 펜션에 당 관계자를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사칭범은 펜션 업주에게 제주지역 선거 운동을 위해 19일부터 2박3일간 30명 인원을 예약하겠다면서 운동원들이 먹을 도시락을 대신 구매해 준비해 달라고 했다.

업주는 도시락 구매 비용으로 결제대금 400만원을 보냈지만 확인 결과 노쇼 사기로 드러났다.

지난 17일에는 자신을 더불어민주당 홍보실장으로 소개한 사칭범이 제주시 횟집에 전화를 걸어 민주당 관계자 20명분 식사를 예약했다.

사칭범은 자신이 아는 업체에 양주 4병을 미리 구매해 준비해 주면 식사 값과 함께 결제하겠다고 했다. 660만원이 가짜 계좌로 넘어갔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자신을 ‘제주교도소 구매과 박민호 교위’라고 소개하며 3200만원 상당의 돼지고기를 주문하도록 한 노쇼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기존에 거래했던 축산유통업체와 문제가 생겨 해당 업체와 직접 거래를 하지 못하게 됐다며 축산업체 대표에게 돼지고기를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다.

업체 대표는 약속대로 돼지고기를 주문하고 선입금했지만, 입금 후 해당 남성과 연락이 끊겼다.

제주교소도는 박 교위 사칭이 잇따르자 이날 ‘교정공무원 사칭 피해 주의’를 당부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제주경찰청은 피해 사례가 확산되지 않도록 도내 외식업 및 숙박업 제주지부에 노쇼 사기 피해예방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또 선거기간 가동되는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에서 노쇼 사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