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에서 50대 중국인 형제 2명을 살해한 차철남(57)이 이들과 10여년전부터 3000만원의 채무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차철남은 범행 전 흉기 구입 이외에도 둔기까지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도 파악됐다.
20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1차 조사에서 차철남이 살해된 피해자 2명과 2013년부터 3000만원가량의 채무 관계가 있었고, 이를 갚지 않아 살인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차철남은 60대 편의점주 A씨와 70대 건물주 B씨를 전날 흉기로 찌른 이유에 대해서는 “나에 대해 험담하고, 무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철남은 이달 초 범행을 계획하며 흉기를 구매하고, 범행 도구로 둔기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차철남을 붙잡은 거북섬 인근 공원에서 둔기를 확보했지만, 범행 도구로 사용된 흉기를 발견하지는 못한 상태다.
차철남은 지난 19일 오전 9시34분쯤 시흥시 정왕동 한 편의점에서 A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인상착의를 확인해 수사에 착수했다. 차철남은 오후 1시21분쯤 편의점으로부터 약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자신이 사는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렀다.
경찰은 차철남의 도주 차량 조회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 뒤 차주 집 안에서 C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차철남의 집에서는 또 다른 50대 중국동포 D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숨진 두 사람은 형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철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