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샘’이라고 들어봤니?… 제주도 7월 중 20일만 공개

입력 2025-05-20 13:26 수정 2025-05-20 13:27
한라산 해발 1660m에 위치한 백록샘. 우리나라 용천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샘물이다. 제주도 제공

한라산 백록샘과 김녕굴 등 거문오름 비공개 동굴이 일반에 공개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2 프로그램의 하나로 백록샘과 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 김녕굴·벵뒤굴을 7월 중 한시적으로 개방한다고 20일 밝혔다.

해발 1660m 구간에 위치한 백록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샘물이다. 한라산 윗세오름과 남벽분기점 사이에 있다. 사전 답사를 신청한 일부 연구진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구상나무 대표목은 점차 감소하는 구상나무의 생물 주권 확보를 위해 지난해 제주도가 도내외 전문가 심사를 통해 선정했다. 구상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원종(原種)인데,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며 구상나무가 숲을 형성한 곳은 한라산이 유일하다. 대표목은 1그루이며 수고 6.5m, 수령은 72년으로 추정된다.

이 두 곳을 비롯해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비공개 동굴인 김녕굴과 벵뒤굴 등에 대한 공개는 오는 7월 4일부터 20일간 사전 예약을 통해 한시적으로 진행된다.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1 프로그램 방문지 중 한 곳인 서귀포 대정향교 입구. 사진 오른쪽에 스탬프가 들어 있는 사업 상징 조형물이 보인다. 문정임 기자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2 프로그램도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시즌 2는 ‘제주의 자연’을 주제로 총 25곳을 선정했다. 방문지에서 스탬프를 찍거나 앱을 통해 방문 사실을 인증하면 기념품을 증정한다. 성산일출봉·한라산 등 제주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대표 자연유산과, 평대리 비자나무 숲·식산봉 황근 자생지·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지인 가파도 제단까지 다양한 곳이 포함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국가유산 기본법을 개정해 보전에서 활용으로 문화재 관리 방향을 전환했다. 그 일환으로 전국에서 처음 제주에서 국가유산 방문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 3~5월에는 ‘제주의 꿈’을 주제로, 제주의 아픈 역사와 평화의 가치를 담은 유적지 25곳을 방문지로 제시했다. 시즌1에선 800명이 8곳 이상을 방문하고, 331명이 25개 방문지를 모두 돌아본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 단위와 장년 세대의 참여가 높았다. 참가자의 70% 이상이 도외 관광객이었다. 시즌 4까지 총 100곳을 모두 완료한 ‘정예 탐험자’에게는 시즌 완주자에게 주는 선물 외에 별도의 상품이 추첨을 통해 제공된다.

제주도는 시즌2부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프로그램도 본격화한다. 오는 23일부터 국가유산 방문자센터와 각 방문지 주변 숙박업소, 음식점, 카페 등을 대상으로 협력업체를 공개 모집해 참가자 혜택을 확대할 예정이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시즌1을 통해 제주 국가유산이 품은 깊은 가치를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었다”며 “시즌2에서는 제주 자연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로 더 많은 이들이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