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24·종근당)가 ‘일석다조(一石多鳥)’ 사냥에 나선다.
오는 22일부터 나흘간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CC 듄스 코스(파71·7426야드)에서 열리는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골프 선수권대회(총상금 14억 원)이 출격 무대다.
이 대회는 KPGA 선수권대회와 함께 지난 1958년에 시작돼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그만큼 권위 또한 다른 대회와 비견할 바가 아니다.
김민규는 2022년에 이어 작년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따라서 올해 대회는 타이틀 방어전이다. 만약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면 전리품이 수두룩하다. 우선 KPGA 투어 5년 시드와 아시안프로골프투어 2년 시드가 주어진다.
여기에 올 디오픈 출전권도 챙기게 된다. 김민규가 가장 탐내는 보너스다. 그는 올해부터 옛 유럽투어인 DP 월드투어에서 주로 활동중이나 현재 성적으로는 디오픈 출전권 획득이 쉽지 않다.
코오롱 한국오픈은 디오픈 지역 예선을 겸하고 있어 우승자에게는 출전 티켓이 주어진다. 김민규는 2022년 디오픈에서 컷 탈락했지만 작년 디오픈에서는 공동 31위의 성적을 거뒀다.
5억원에 이르는 우승 상금도 김민규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우승과 동시에 KPGA투어 시즌 상금 순위 1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1위인 캐나다 동포 이태훈(34)이 4개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은 4억5419만원이다.
김민규는 “한국오픈 우승 상금보다 디오픈 출전권이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라며 이번 대회에 임한는 출사표를 던졌다.
김민규가 이번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면 2015·2016년 우승자 이경훈(33·CJ) 이후 9년 만에 한국오픈 2연패를 달성한다. 또 한장상 이후 3번 우승하는 두 번째 선수가 된다. KPGA고문인 한장상은 이 대회에서 7차례나 우승했다.
하지만 대항마들이 즐비하다.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태훈,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문도엽(33·DB손해보험),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우승 등으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에 자리한 김백준(24·팀속초아이), KPGA 클래식 챔피언 배용준(24·CJ), 그리고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엄재웅(34·우성종합건설) 등 올 시즌 위너스 써클 멤버들이 총출동한다.
여기에 PGA투어에서 활동중인 2008년과 2009년 대회 챔피언 배상문(38·키움증권)과 2013년 대회 우승자 강성훈(37), 그리고 LIV 골프에서 활동하는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4)가 디오픈 출전권 획득을 위해 가세한다.
김민휘, 정재현, 와다 쇼타로(일본), 김현욱 등 15명은 예선전을 거쳐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한국오픈 예선 통과자 역대 최고 순위는 1990년 대회에서 김성종이 거둔 준우승이다.
국가대표 강승구(남성고), 김민수(호원방통고), 안성현(신성고), 유민혁(서강고), 이재원(한체대), 최준희(한체대)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변수는 바뀐 대회 코스다. 코오롱 한국오픈은 그동안 줄곧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우정힐스의 코스 리뉴얼로 인해 한시적으로 라비에벨CC 듄스 코스에서 치러진다.
듄스 코스는 산악지대에 조성된 링크스 스타일 코스로 보면 된다. 홀과 홀 사이에 나무가 하나도 없다. 시야는 확 트여 있지만 러프가 귀신풀로 불리는 질긴 페스큐여서 티샷 정확도가 관건이다. 그린 또한 단단하고 빠른 것이 특징이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