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행정 절차 장기화에 우려를 표하며, 적기 개항을 위한 신속한 재입찰을 공식 요청했다.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기본 설계안은 정부가 제시한 84개월 기준을 크게 초과한 108개월로, 명백한 입찰 조건 위반”이라며 “국토부가 수의계약 중단 절차에 들어간 이후에도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해당 설계안을 회부하고 추가 자문을 진행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 소모”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는 지난 19일 국토부에 공식 공문을 보내 △기술심의 조속 종료 △입찰 조건 변경 없는 재공고 △실현 가능한 추진계획 제시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지금이 적기 개항 여부를 가를 결정적 시점”이라며 “이를 놓치면 사업뿐 아니라 지역 발전 전반이 수년씩 늦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는 총공사비 10조 5000억원 규모로, 정부는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착공일로부터 84개월 내 완공을 조건으로 네 차례 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무산됐고, 지난해 9월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 기본 설계서를 제출했으나, 공사 기간을 108개월로 제시해 기준 초과 논란이 불거졌다.
김 부시장은 “84개월 기준은 정부가 1년 8개월간 153억원을 들여 수립한 기본계획과 60차례 넘는 자문회의를 통해 마련된 것”이라며 “일각의 주장처럼 지금이라도 공사 기간을 늘려 입찰을 추진하자는 의견은 행정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간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책사업의 기준이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부산시는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