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부씰이 뭐라고”… SPC 불매 다시 ‘활활’

입력 2025-05-20 10:24 수정 2025-05-20 10:59
SPC삼립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콜라보해 판매되고 있는 크보빵. SPC 홈페이지 캡처
SPC삼립 공장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또 발생하면서 ‘SPC 불매 운동’이 재점화되고 있다.

20일 SNS에는 SPC 계열사들의 브랜드명이 적힌 ‘불매 리스트’가 공유됐다. 소비자들은 “사람이 죽는 게 몇 번째냐. ‘피 묻은 빵’이냐” “직원의 목숨이 걸린 안전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 회사의 음식을 사먹어도 정말로 마음이 괜찮은가”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들도 SPC 없는 먹방을 해주면 좋겠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SPC를 3년째 불매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3년 동안 바뀐 게 하나도 없이 노동자는 계속 손이 잘리고 기계에 몸이 끼여 죽어 나간다”며 “SPC 음식은 못 먹겠다”고 적었다.

SPC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에도 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온라인상에서는 불매 운동에 나서자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엑스(X·옛 트위터)엔 “크보빵을 꼭 드셔야겠는지 모르겠다”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는데, 이 글은 조회 수 239만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크보빵은 SPC삼립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협업해 출시한 빵으로 선수들 스티커인 ‘띠부씰’이 들어있다. 한 네티즌은 ‘띠부씰’을 언급하면서 “그깟 띠부씰이 뭐라고. 아무리 갖고 싶은 굿즈가 들어간 빵이라도 사람이 죽어서 만들어지는 빵이라면 사먹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3시쯤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A씨는 뜨거운 빵을 식히는 작업이 이뤄지던 컨베이어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공장이 이른바 ‘풀가동’할 때는 컨베이어벨트가 삐걱대 몸을 깊숙이 넣어 윤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는 근로자 진술 등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SPC 계열사에서 지난 3년여간 발생한 인명 사고는 사망 3건, 부상 5건에 달한다. 2022년 10월엔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세상을 떠났고, 이후 이 공장에서만 2023년 2건, 올해 1건의 부상 사고가 났다.

같은 계열사인 경기도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2022년 10월 근로자가 컨베이어벨트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됐고, 이듬해 7월엔 한 근로자가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같은 해 8월에는 5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