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나 한국 관세 최저로… 내 아내는 ‘법카’ 문제도 없다”

입력 2025-05-19 20:5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나경원, 안철수 의원과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다. 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보복 타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제 측근 중에는 구속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제 아내는 법인카드로 문제된 적이 없다”는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내놓았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쏘울을 새롭게’라는 제목의 유세를 펼치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에는 경선 과정에서 함께 경쟁했고 현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안철수 나경원 의원을 비롯, 권성동 원내대표와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고동진 김예지 안상훈 배현진 의원 등도 가세한 모습이었다. ‘통일 대통령’ ‘국민성공’ ‘정정당당 김문수’ 등의 손팻말과 깃발을 든 지지자들이 김 후보의 유세차량 앞에 모여들었다.

김 후보는 오후 6시35분쯤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유세차량에 올랐고, 안철수 나경원 의원과 함께 손을 잡고 만세를 불렀다. 김 후보는 시민들에게 “여러분 힘드시죠”라고 물은 뒤 “대선 후보로서 다닐 때마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큰절을 올렸다. 김 후보는 유세가 서울역에서 펼쳐지는 점을 상기한 뒤 “앞으로 서울역에서 평양, 신의주를 거쳐 만주까지 직통하는 위대한 서울역이 되기를 꿈꾼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 후보는 “서울역이 많은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교통 정책이 제대로 돼야 한다”며 “파주 운정역에서 고양을 거쳐 서울역까지 오는 데 22분 만에 GTX가 오는 것을 아시죠”라고 말했다. 경기도지사로 일할 때 GTX 도입을 추진했던 경험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는 “동탄에서 서울역까지 25분 만에 도착한다면 서울이 넓어지는 것”이라며 “(출퇴근 시간이) 30분 내로 들어오면 ‘저녁이 있는 삶’이 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 여러 도시에서도 GTX 노선을 완성하는 교통 혁명을 이루겠다고 김 후보는 거듭 약속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연설 주제는 한국의 국가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옮겨갔고, 김 후보는 자연스럽게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말하기 시작했다. 김 후보는 “현대차만 해도 31조원을 들고 미국에서 공장을 만든다”며 “미국이 관세를 너무 높이기 때문에, 미국에 가서 공장을 운영하면 관세가 없어진다(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관세 자체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관세가 없거나 가장 낮도록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관세만이 아니다. 한미간에는 지금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 협상 문제가 또 제기될 것”이라며 “이런 문제도 성공적으로 잘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경기도지사로 일할 때 밀접하게 접했던 평택과 동두천의 미 포병 2개 연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북한이 만약 침공할 시에는 거기(미군부대)에서 바로 발사해서, 북한 지도부 머리에 바로 직속으로 보복 타격을 한다”며 “도발하면 바로 본인들이 포를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을 위한 지원책, 일자리 확보책 등을 말하던 김 후보는 “선거철이 돼서 거짓말 하는 것이 아니냐고도 생각하는데, 결혼한 뒤 한 번도 밖에 나가 ‘내가 총각’이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경기도지사를 지낸 사람이 지금 민주당 후보”라며 “그 사람은 맡자마자 빚을 1조원에서 4조원으로 빚더미를 앉혀놓고 나갔는데, 저는 8년 동안 많이 갚아서 확 줄였다”고 말했다.

자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비해 훌륭한 행정력을 갖췄고 도덕성 차원에서의 잡음도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후보는 “제 측근 중에 구속된 사람 한 사람도 없고, 제 측근 중에 수사받다 의문사한 사람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아내는 ‘법카’로 문제된 적이 한번도 없으며 저는 ‘법카’로 일제 샴푸를 사 본 적도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김문수는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김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나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의 ‘커피 한 잔 원가 120원’ 발언 등을 부각하며 공세를 펼쳤다. 나경원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보니 ‘평산책방’에서 커피 4000원을 받던데, 문 전 대통령도 33배의 폭리를 취하는 악덕 업주 아니냐”고 말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면 ‘이재명 1인 국가’가 얼마나 위험할지 아시죠”라며 “공포 국가를 막아내자”고 주장했다.

권영세 전 위원장은 “‘저쪽’에 있을 때 항의도 좀 받았다. 갈등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떤가, 우리 하나로 됐지요”라고 말했다. 권 전 위원장은 “대선을 여러 번 치러 보니 쉬운 선거는 하나 없다”며 “쉽다고 방심하면 졌고 어려워도 뭉쳐 노력하면 이겼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권 전 위원장은 최근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향해 날선 말을 주고받으며 충돌했었다.

박대출 사무총장은 “역전의 명수 위에 역전의 ‘문수’가 있다”고 했고, 안철수 의원은 “이재명은 이제 명이 다 했다”고 주장했다. 가수 김흥국씨는 김 후보가 유세차량 무대에 오르기 전 마이크를 잡고 “오늘부터 김 후보의 전국 유세에 들이대겠다. 정정당당 김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고 외쳤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