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인기 구단 ‘엘롯기’(LG·롯데·KIA)가 KBO리그 44년 역사상 처음으로 가을야구 동반 진출 역사에 도전한다. 만년 약체로 인식됐던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예상 밖의 선전을 이어가면서 흥미로운 상위권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엘롯기와 더불어 돌풍의 한화 이글스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면 역대급 포스트시즌이 치러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는 정규리그 3위에 올랐던 2017시즌을 끝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7년 연속 7~10위에 그치는 처참한 성적표와 마주했다. 올 시즌엔 약팀이라는 꼬리표를 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팀 타율 1위(0.285)의 롯데는 올 시즌 ‘3강 구도’가 형성된 상위권 경쟁의 키를 쥐고 있다. 최근 10경기 7승1무2패의 호성적을 유지 중인 롯데는 19일 현재 2025 KBO리그에서 한화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위 LG 트윈스와는 2경기 차밖에 나지 않아 선두 등극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향후 6연전 결과가 선두 싸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0일부터 LG, 23일부터 한화와 각각 3연전을 치른다.
시즌 초반 주축 줄부상으로 고전했던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도약에 성공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4연승에 성공한 KIA는 22승 22패로 5할 승률을 맞추며 공동 4위로 올라섰다. KIA는 이달 들어 평균자책점 3.16(2위)으로 안정세에 접어든 선발진의 활약을 앞세워 추격전에 나섰다.
1990년대 리그 흥행을 책임졌던 LG와 롯데, KIA는 2000년대 들어 나란히 암흑기를 거친 탓에 ‘엘롯기’라는 단어로 묶였다. 이들 팀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번갈아 꼴찌를 기록했다. 전통의 인기 구단임에도 세 팀이 나란히 가을야구에 오른 적은 없다. KIA는 2009시즌과 2017시즌에 이어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오명을 씻어냈다. LG도 2023시즌 통합우승에 성공하며 그간의 설움을 떨쳐냈다.
한편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는 이날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방출하고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올 시즌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타자 2명에 투수 1명을 두는 외국인 선수 체제를 가동했지만 반등을 위해 선발 마운드를 강화하는 쪽을 택했다. 알칸타라는 KBO리그 통산 4시즌 동안 46승 24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한 경력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