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 유대인들의 상처와 역사를 담아 진실을 기억하고 응시하기 위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19일 경기도 파주 홀로코스트박물관 내부는 박물관의 시작을 앞두고 한산했다. 박물관 전시실을 들어서자 나치 수용소의 죄수복을 입은 20여개 마네킹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향하는 기차를 연상시키는 모형과 함께 전시돼 차분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실제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기증품은 이 공간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유대인 홀로코스트 박물관인 이곳은 키비(한이성경연구소·대표 송만석 장로)가 이날 개최한 개관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한국교회와 국민들에게 유대인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과 성경적 관점에서 이스라엘을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설립됐다.
송만석 대표는 “2000여 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고통과 핍박을 받아온 유대인들을 위로하고자 홀로코스트 기념 전시관을 세워 이들의 진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며 “오늘 그 결실을 맺게 돼 뜻깊다”고 전했다.
전시관은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알리는 전시를 시작으로 1948년 이스라엘 독립 이후의 발전상, 스페인 종교재판 시기의 유대인 학살 역사 그리고 유대인이 인류에 끼친 다양한 기여를 다룬다. 한국 역사에 영향을 미친 유대인들의 공헌도 조명한다. 특히 한국과의 인연을 보여주는 전시에서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유대인들의 사진이 중심을 이룬다.
이날 개관식에는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이스라엘 대사도 참석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것은 희생자들에 대한 도리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도덕적 의무”라며 “이 박물관이 단순한 추모 공간을 넘어 교육과 진실, 도덕적 책임을 일깨우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키비는 1994년 설립된 선교 전문단체로 이스라엘 회복을 위해 꾸준히 기도해왔다. 현재 약 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정기 기도 모임에 참여하며 성경공부 교재 제작 등 교육 사역을 통해 이스라엘 회복을 위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파주=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