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 유망주 김성준, 텍사스와 계약…오타니 잇는 이도류 도전

입력 2025-05-19 15:18
광주제일고의 투타 겸업 유망주 김성준이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식에서 입단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광주제일고의 투타 겸업 유망주 김성준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공식 입단 계약을 맺으며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문을 두드렸다. 텍사스 구단은 김성준을 직접 ‘이도류’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텍사스 구단은 19일(한국시간) 광주일고 졸업반에 재학 중인 김성준을 국제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성준의 입단식은 텍사스의 홈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렸다. 구단은 “유격수와 우완투수인 김성준은 내년 1월 고교 졸업 후 합류할 예정”이라며 “향후 수년간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계적 재능을 가졌다”고 전했다.

광주제일고의 투타 겸업 유망주 김성준이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소속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에 따르면 김성준은 텍사스와 계약금 120만 달러(약 16억8000만원)에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김성준은 “명문 구단 텍사스에서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며 “반드시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 구단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겠다. 꿈을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뛰고 빠르게 던지고 더 자주 웃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성준은 빅리그의 이도류 성공 사례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투수로 14경기 3승 1패에 평균자책점 2.65, 타자로는 28경기 타율 0.307 1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1을 기록했다. 시속 95마일(약 153㎞)의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을 장착한 그는 투수로서 잠재력이 더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제일고의 투타 겸업 유망주 김성준이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식에서 등번호 1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텍사스는 투타 겸업을 원하는 김성준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성준을 영입하기 위해 세부적인 육성 프로그램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해밀턴 와이스 텍사스 국제 스카우트 이사는 “김성준이 유격수와 투수로 보여준 재능을 직접 확인했다. 공수 양면에서 모두 뛰어난 선수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김성준은 성장 과정을 극복한다면 큰 재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구단 입장에선 한국인 고등학생을 영입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준은 김병현과 최희섭, 서재응, 강정호에 이어 MLB에 입성하는 역대 5번째 광주일고 출신 선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는 앞선 네 선수와 달리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나 대학 무대를 거치지 않고 곧장 빅리그에 도전한다.

김성준은 “빅리그에 빨리 진출하는 게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오타니에 대해선 “야구뿐만 아니라 야구 외적으로도 배울 게 많은 선수”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