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선언에 나선 보수 진영 출신 인사들을 겨냥해 ‘이익추구형 이동’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라고 깎아내렸다. ‘반(反)이재명 빅텐트’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반윤석열 빅텐트’가 먼저 쳐지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견제구 성격의 발언이다. 다만 6·3 대선이 15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 단일화 논의와 좁혀지지 않는 지지율에 대해 답답함도 일부 감지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때는 늘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이 이날 민주당에 입당하고, 국민의힘 출신인 김용남 전 개혁신당 정책위의장과 문병호 전 의원 등이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에 동참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윤 본부장은 “대통령 후보들끼리 연대하는 정도는 돼야 빅텐트라고 할 수 있다”며 “빅텐트를 치는 것 자체보다는 이기는 빅텐트를 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동욱 선대위 대변인단장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 등에 대해 “이익을 눈앞에 두고 가는 ‘이익추구형 이동’일 뿐 그런 걸 빅텐트라고 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어쨌거나 선거운동의 3분의 1이 지나도록 (반이재명) 빅텐트가 진척된 게 없지 않냐”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기조차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도 “개혁신당을 지지하는 젊고 진취적인 유권자들이 결코 동의하지 않는 그런 식의 단일화로는 이재명 후보를 절대 막아낼 수 없다”며 국민의힘 주도 빅텐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국민의힘도 당분간은 빅텐트 구성보다는 김문수 대선 후보 지지율 견인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본부장은 “우선적으로는 김 후보 지지율을 올리는 게 선결과제라 거기에 매진할 것”이라며 “여러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쳤을 때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지지율이 돼야 협상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14~16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09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포인트)에서 이재명 후보는 50.2%, 김 후보는 35.6%, 이준석 후보는 8.7%로 각각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