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난임클리닉 테러 동기는…‘반출생주의’ 이념 지지

입력 2025-05-19 09:50 수정 2025-05-19 10:17
폭탄 테러가 벌어진 캘리포니아주 난임 클리닉센터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난임 클리닉에서 일어난 차량 폭발 테러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가운데 용의자가 반(反)출생주의(anti-natalist) 이념에 빠져 있던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N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 주차장에서 차량 폭발이 발생했다. 용의자 가이 에드워드 바트쿠스(25)는 폭발과 함께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난임 클리닉은 사고 당일 운영을 하지 않아 직원이나 환자가 다치거나 숨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폭발 여파로 반경 250야드(약 229m) 내 다수의 건물과 상점이 피해를 입었으며, 몇 마일 밖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 로스앤젤레스 사무소의 아킬 데이비스 부국장은 18일 회견을 열고 바트쿠스의 SNS 게시물과 30분 분량의 오디오 녹음 등에서 반출생주의를 지지하는 내용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반출생주의란 인간의 출산과 생식을 비윤리적 행위로 간주하는 신념을 말한다.

데이비스 부국장은 “용의자는 허무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공격은 난임 클리닉 시설을 표적으로 한 공격이었다”며 “우리는 이를 의도적인 테러 행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트쿠스가 폭탄 공격 생중계를 시도했으며, 테러와 관련한 ‘선언문’까지 작성해 이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트쿠스는 평소 우울증과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NBC는 전했다.

부상자들은 현재 모두 퇴원한 상태라고 당국은 밝혔다. FBI는 이번 사건을 의도적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정확한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