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초청 후보자 1차 토론회 - 경제분야’에 참석해 “이재명 후보는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고 한다"며 “‘돈 풀기식’ 괴짜 경제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6일 군산 유세에서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원의 예약금을 지불한 사례를 예로 들며 경제 활성화 정책을 설명했다.
호텔 주인이 이 예약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으면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고,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며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는 설명이었다.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해 10만원을 환불받는다 하더라도 실제 투입한 돈 없이 인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는 논리다.
이를 두고 이준석 후보의 공격이 이어지자 이재명 후보는 “(호텔경제학은) 본인이 지어낸 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성장을 말한 게 아니고 경제 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설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한 예시를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이후에도 “(그런 식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법인카드를 가져가서 소고기, 과일도 결제하고 몇천만원씩 결제한 후 나중에 취소하면 그 동네 경제가 돈다는 건데 이런 걸 대한민국 경제에 적용하겠다는 것 자체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년 연장’을 놓고도 이준석 후보는 “젊은 세대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이재명 후보는 “젊은 세대도 동의한다. 젊은 세대 일자리와 정년이 늘어나는 일자리가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그렇게 답하실 거면 무슨 토론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년을 연장하는데 어떻게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느냐”고 되물었고, 이재명 후보는 “너무 극단적”이라고 응수했다.
또한 재정 조달 계획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많은 정책을 얘기하겠지만 다 해준다고 할 거다. 돈이야 당겨 쓰면 된다고 할 텐데 재정이 이걸 부담할 수 있냐, 없냐가 중요하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질문할 때마다 ‘나중에 집권한 다음 알아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허황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국가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이재명 후보는 AI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면서 매년 5조원이 넘는 농촌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고 했다”며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다 해주겠다는 말은 다 못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선이 되면) ‘해준다고 했더니 진짜 해주는 걸로 알더라’하고 말을 바꿀지도 모른다”며 “양치기 소년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고도 발언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느라 자신의 공약 발표에 미흡했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