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웅(34·우성종합건설)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엄재웅은 18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엄재웅은 동갑내기 친구인 캐나다 동포 이태훈(34)과 공동 선두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엄재웅은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했지만 두 번째샷을 그린 벙커에 빠트린 이태훈이 연속해서 실수를 범해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통산 3승째다.
이번 대회는 첫날과 둘째 날이 안개와 폭우 등 기상 악화로 순연되는 바람에 대회 사흘째인 17일과 마지막날인 18일 이틀간 3라운드 54홀로 우승자를 가렸다. 하루에 36홀을 돌지 못한 선수들은 마지막날 잔여홀 경기를 소화한 다음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엄재웅은 이날 2라운드 잔여 경기, 3라운드, 그리고 연장전까지 총 37개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쳐 우승 상금 2억6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KPGA투어는 54홀 이상 경기 진행 시 상금 100%, 36홀 경기 종료 시 75%를 지급한다. 18홀 경기 종료 땐 공식 대회로 인정하지 않고 상금의 50%를 참가 선수에게 균등 배분해 지급한다.
2008년 KPGA투어에 데뷔한 엄재웅은 2018년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23년 백송홀딩스 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2승을 거둔 엄재웅은 1년 7개월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엄재웅은 “하늘에서 주신 우승인 것 같다. 우승할 거라 생각 못 했는데 한 샷 한 샷 최선 다하다보니까 우승이라는 결과까지 얻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올 시즌 1승이 목표였는데 생각지못하게 이루게 돼서 너무 기쁘고, 이렇게 좋은 기회 온 만큼 대회도 많이 남았으니까 코리안투어에 집중하면서 2승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달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에 도전한 이태훈은 연장에서 패했지만, 준우승 상금 1억 3000만원을 받아 상금 1위(4억 5254만6774원)로 올라섰다.
이태희, 이형준, 김민수, 황중곤, 송민혁이 공동 3위(최종합계 10언더파 203타)에 입상했다. 전재한, 양지호, 황재민이 공동 8위(최종합계 9언더파 204타), PGA투어서 통산 2승이 있는 배상문은 김비오 등과 함께 공동 11위(최종합계 8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해 만 54세 나이로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우고 올해 타이틀 방어에 나선 최경주(55·SK텔레콤)는 공동 33위(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지난해 KPGA투어 상금왕과 대상, 최저타수상을 거머쥔 뒤 올해 LIV 골프로 진출한 장유빈은 샷 난조로 컷 탈락했다.
서귀포(제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