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만 처음, 5·18에 응원한 KIA…“시대 아픔 넘어”

입력 2025-05-18 16:17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치어리더가 관중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은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는 홈팀 KIA 타이거즈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KIA가 ‘5월 18일’에 치러지는 홈경기에서 응원단 활동을 한 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다.

KIA는 18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평소처럼 응원단을 운영해 관중들의 응원을 이끌었다.

KIA는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1999년까지 18년 동안 5월 18일에 광주 홈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총 9차례 홈경기를 개최했다. 다만 5·18 경기에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로 응원단을 운영하지 않았다. 팬들도 응원을 자제했다.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소리쳐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조가 바뀐 건 5·18 민주화운동을 민주주의 축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최근 광주시는 ‘오월 광주의 공동체 정신과 민주화 열망을 다시 새기고 KIA의 승리를 시민과 함께 나누자’는 의미에서 KIA 측에 응원단 운영을 제안했다.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시작에 앞서 선수들이 호국영령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는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5·18 민주화운동공로자회,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 기념재단, 오월어머니집 등 단체들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 단체들은 시대가 변한만큼 KIA 홈경기 응원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KIA 구단은 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날 응원단 활동을 펼쳤다. 구단 관계자는 “5·18 민주화운동이 시대의 아픔을 넘어 민주주의 축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배우 박철민이 시구, 강기정 광주시장이 시타하고 있다. 박철민은 1980년 5월 광주가 배경인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택시기사 인봉 역을 연기했다. 연합뉴스
이날 경기 전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담은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택시기사 역을 맡은 배우 박철민이 시구를, 강기정 광주시장이 시타를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