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정부 기념식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됐다.
‘함께, 오월을 쓰다’를 주제로 거행된 이번 기념식에는 5·18민주유공자 및 유족, 정부 주요 인사, 학생 등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45분간 진행됐다.
역대 기념식에는 대통령 또는 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했으나, 이번 기념식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했다. 역대 5·18 정부 기념식이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치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선 후보 중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참석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불참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하려던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시민들은 12·3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의결한 안 위원장에 대해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기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경과보고, 여는 공연, 기념사, 기념 영상, 대합창,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순으로 진행됐다. 여는 공연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를 주목했다. 항쟁 마지막 날인 19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을 지키다 산화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삶도 고인을 기억하는 친구의 목소리를 통해 재조명됐다.
이주호 권한대행은 기념사를 통해 “피 끓는 오월 영령들의 외침과 이웃을 내 가족처럼 보듬는 공동체 정신이 하나 돼 오월의 정신이 됐다. 그 오월의 정신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며 “광주의 역사를 넘어 우리 모두의 역사다. 대한민국은 지금 곳곳에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 45년 전 오월의 광주가 보여줬던 연대와 통합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가르침이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마무리됐다. 이 권한대행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옆사람의 손을 맞잡은채 흔들며 끝까지 노래를 불렀다. 참석자들은 기념식이 끝난 직후 5·18 희생자 묘역과 유영봉안소 등지를 참배하며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산화한 열사들을 추념했다.
한편, 광주시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이날 시정홍보 LED 전광판 3곳을 통해 실시간으로 기념식을 생중계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