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가 KTX와 SRT 고속열차의 경주역 정차 횟수를 늘려줄 것을 국토교통부와 철도운영사인 코레일에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하루 평균 8700명이 넘는 이용객에도 불구하고 정차 횟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주역 고속열차 이용객 수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KTX의 경주역 일평균 이용객은 2021년 2901명에서 2023년 5900명으로 1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SRT 이용객도 1798명에서 2823명으로 57% 늘었다.
그러나 정차 횟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경주역은 KTX 기준으로 주중 상행 20회·하행 23회, 주말 상행 23회·하행 27회 운행된다. SRT는 주중 상·하행 각 15~16회, 주말에는 18회 운행되고 있다.
같은 기간 울산역은 KTX와 SRT를 합쳐 하루 70회 이상, 광명역은 90회 가까이 운행되는 것과 비교하면, 경주역의 정차 횟수는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관광 성수기와 연휴 기간에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경주시 측은 “수요에 걸맞은 공급 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 지역 관광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주는 매년 40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대표 관광도시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경주의 연간 관광객 수는 2021년 3951만명, 2022년 4508만명, 2023년 4754만명, 2024년 470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고속열차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열차 정차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경주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주거·상업·업무 기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 교통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시는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철도 환경 조성을 위해 국토교통부 및 철도운영사에 KTX·SRT 정차 확대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품격 있는 도시이자, APEC 정상회의를 앞둔 국제적인 관문도시로 도약하고 있다”며 “고속열차 정차 확대는 관광과 경제, 시민의 삶이 연결되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