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파3홀 쿼드러플보기 악재 딛고 22번째 컷 통과…“그게 골프다”

입력 2025-05-18 10:39 수정 2025-05-18 13:57
17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 2번홀 티그라운드에서 신중하게 공략지점을 살피고 있는 최경주. KPGA

‘탱크’ 최경주(55·SK텔레콤)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최다 컷 통과 기록을 22경기째로 늘렸다.

최경주는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파71)에서 열린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 마지막날 2라운드 잔여 2개홀 경기에서 모두 파를 잡아 3언더파 68타를 쳤다. 2라운드 중간합계 2언더파 140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대회 22번째 컷 통과했다. 컷 기준타수는 1언더파 141타.

통산 4승으로 SK텔레콤 오픈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최경주는 작년 대회까지 총 21차례 컷 통과에 성공했다.

이 대회는 15일과 16일 열릴 예정이었던 1, 2라운드가 기상 악화로 열리지 못하고 순연되므로써 파행운영됐다. 이에 대회조직위원회와 경기위원회는 17일과 18일 오전까지 36홀로 컷 통과자를 가린 뒤 18일 오후 2시 샷건 방식으로 최종 라운드를 치러 54홀로 챔피언을 가리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예정대로라면 첫날 오후조로 출발해야 했던 ‘디펜딩 챔피언’ 최경주는 대회 사흘째인 17일 36홀 플레이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몰에 걸려 2개홀을 마치지 못해 이날 잔여 경기를 했다.

최경주는 17일 열린 1라운드 5번 홀(파3)에서 두 차례나 볼을 페널티 구역에 빠트려 7타 만에 홀아웃했다. 그가 프로 데뷔 이후 공식 대회에서 볼을 두 차례나 물에 빠트려 쿼드러플 보기를 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면서 1오버파 72타로 1라운드를 마쳐 컷 통과에 비상이 걸렸다.

최경주는 “파3홀에서 연속으로 공을 물에 빠뜨린 건 처음이다”라며 “파3홀에서 4오버파를 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악명 높은 소그래스 TPC 17번 홀(파3)에서도 연습 때 두 번, 경기 때 두 번 빠뜨린 게 전부였다”고 악몽 같았던 1라운드를 뒤돌아 보았다.

5번 홀 대참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는 최경주는 17일 오후에 치러진 2라운드부터는 제 모습을 찾아 나갔다. 10번 홀에서 2라운드를 시작한 최경주는 10번, 11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이후 버디만 5개를 골라 잡아 3타를 줄인 채 2라운드를 마쳤다.

2개홀 잔여홀 경기를 마친 최경주는 “연속으로 타수를 잃고 나니 이렇게 흐름을 가져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다잡고 남은 홀을 차분하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다”라며 “2라운드 경기에서는 스윙과 몸의 리듬을 점점 찾아가면서 스스로의 페이스를 찾았다. 안개 때문에 이틀간 아무것도 하지 못한 탓에 연습량이 부족했던 게 (부진)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스윙 힘 조절에 대한 혼란이 있었다. 최종라운드가 남았으니 할 수 있는 만큼 달려보겠다”고 결기를 내보였다.

대회가 파행 운영되는 바람에 이틀 연속 새벽 4시에 기상했다는 최경주는 “체력은 괜찮다. 다만 아직 시차 문제가 있어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기상했는데 덕분에 몸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것 같다”라며 “PGA 챔피언스투어에서도 코스를 걸으면서 플레이한다. 카트를 탈 수 있지만 최대한 걸으려고 한다. 이런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다. 이틀 동안 36홀을 플레이했지만 체력에 문제없다”고 했다.

컷 통과에 대해 그는 “항상 컷통과를 첫번째 목표로 생각하고 다음 단계를 생각한다. 오만하지 않으려고 마인드컨트롤을 한다”면서 “샷 감이 점점 올라오고 있고 핀을 직접 공략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 기회를 많이 잡아보겠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후배 선수들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준비를 많이 한 것이 느껴진다. 후배들이 여러 가지 향상된 기술과 함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선배로서 기쁘다. 후배들의 모습에 자극을 받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최종 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제주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