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계획을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월요일(19일) 오전에 10시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 통화의 주제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5000명 이상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을 죽이는 ‘대학살’을 끝내는 일과 무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여러 회원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산적인 날이 되기를 바란다”며 “휴전은 이뤄질 것이고, 매우 폭력적인 전쟁(우크라이나 전쟁),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모두에게 신의 은총이 있기를”이라고 마무리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 또한 두 정상의 통화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로부터 휴전 동의를 끌어냈으나 같은 달 18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합의 제안을 거절당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전면 휴전에 반대하며 에너지 관련 시설만 30일 동안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고위급 대면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전쟁 포로 교환 합의를 제외한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통화 예고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외교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 또한 의제에 포함된다고 밝힌 만큼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과 관련한 회유책과 압박을 동시에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국무부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해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인 휴전과 폭력 행위의 종식을 요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가 미국의 이같은 전방위 압박에 응할지는 알 수 없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정 합의에 도달할 경우에만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내건 조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조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완전히 비공개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