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의 이유요? 여름이 오고 있잖아요”

입력 2025-05-17 21:08 수정 2025-05-18 01:27
LCK 제공

아직 5월인데, KT 선수단은 벌써 여름을 즐기고 있다. ‘덕담’ 서대길도 마찬가지다.

KT 롤스터는 1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펼쳐진 DRX와의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OK 저축은행 브리온에 2대 1로 이겼다. 4경기 연속 승전고를 울린 이들은 7승7패(-1)가 됐다. 순위는 그대로 6위지만, 5위 디플러스 기아와는 단지 승점 2점 차이에 불과하다.

믿기지 않는 속도와 높이로 롤러코스터가 달린다. 시즌 초 연패를 거듭했던 이들은 이달 7일 디플 기아전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하기 시작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서대길은 “최근 연습 과정과 결과도 좋아졌다. 선수들이 전부 팀원을 믿고 플레이하기 시작해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KT는 강팀을 잡고 하위권 팀에 덜미를 잡히는 징크스가 있다”면서 “오늘 그 징크스를 깨서 기쁘다”고 했다.

3연패를 두 번 당할 만큼 처참했던 시즌 초를 견뎌낸 보상이다. 서대길 역시 한때 2군 센드다운을 당할 만큼 속앓이를 했다. 하지만 그는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LCK CL에서 심기일전한 뒤 다시 고동빈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이내 제 기량을 되찾았다. 그는 “센드다운 당시에는 스스로 못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잘했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어떻게 잘했는지도 생각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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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길이 찾은 답은 부담감 내려놓기. 그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하게 경기에 임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곤 했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가짐을 되찾았더니 게임이 더 잘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을 특히 많이 떠올렸다고 했다. 가장 즐겁고 재밌게 게임했던, 그러면서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던 시절을.

OK 저축은행전을 앞두고 그는 약간의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 게임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가 1세트 대승으로 이어졌다. 서대길은 “상대가 정석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느꼈다. 우리가 정석 대결에서 더 앞선다고 생각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T의 다음 상대는 마찬가지로 연승을 거둬 기세를 탄 농심 레드포스다. 서대길은 ‘리헨즈’ 손시우의 초반 로밍을 응징하는 게 농심전의 키 플레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리헨즈’ 선수가 바텀을 버리고 로밍을 많이 다닌다. 이 플레이를 응징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상대의 로밍 타이밍에 강하게 압박하지 못하면 농심에 진다. 우리는 반드시 응징해내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