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 창단 28년 만에 우승…39세 허일영 MVP

입력 2025-05-17 17:38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 경기에서 LG 유기상이 패스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창원 LG가 서울 SK와 벌인 7차전 끝장 승부에서 이겨 창단 28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G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7차전 원정 경기에서 서울 SK를 62-58로 물리쳤다. 1~3차전 승리에도 4~6차전을 연달아 내주면서 위기에 몰렸던 LG는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잡아내며 4승 3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프로농구 출범과 함께 1997년 창단한 LG는 2013-2014시즌 한 차례 정규리그 1위를 거둔 적은 있지만 해당 시즌 봄 농구에선 준우승에 그쳤다. 2022년 LG 지휘봉을 잡은 조상현 감독은 김승기 전 고양 소노 감독, 전희철 SK 감독에 이어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3번째 농구인이 됐다.

6차전과 마찬가지로 양 팀 모두 슛 난조를 보인 가운데 LG가 1쿼터 10-8로 앞서나갔다. 양 팀 합계 18점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한 쿼터 최소 득점 신기록이다.

2쿼터에도 양 팀의 슛은 여전히 영점이 맞지 않은 모습이었으나 공격 리바운드에서 앞선 LG가 격차를 벌려 나가기 시작했다. 쿼터 초반 허일영과 양준석의 3점이 잇따라 터진 LG가 8점 차까지 달아났으나 막판 잇단 턴오버에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추격을 허용해 27-23으로 전반을 마쳤다.

팽팽하던 흐름은 4쿼터 LG의 외곽포가 폭발하면서 요동쳤다. 허일영과 양준석이 잇따라 3점을 꽂아 49-44로 격차를 벌렸고, 시리즈 후반부 들어 부진하던 타마요가 우중간에서 이날 자신의 2번째 3점을 넣었다. 5분 30여초엔 허일영이 다시 정면에서 3점을 던져 림을 갈랐다. 55-45, 이날 첫 10점 격차를 만들었다.

SK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LG의 득점을 약 3분 동안 묶고 김형빈의 연속 3점과 김선형이 속공 득점으로 53-55로 따라붙었다. 1분 58초를 남기고는 타마요가 김태훈에게 파울을 범해 5반칙 퇴장당하고, 김태훈의 자유투 득점이 더해지면서 SK는 54-55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SK 공격은 김선형과 워니의 잇단 슛 불발로 소득 없이 끝났다.

SK는 워니가 11.1초를 남기고 3점을 꽂아 2점 차를 만드는 등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으나 유기상이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3점 4개를 포함해 14점을 몰아치며 우승을 이끈 39세의 LG 베테랑 슈터 허일영은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허일영은 고양 오리온(현 소노), SK에 이어 역대 최초로 3개 팀에서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해 우승한 선수가 됐다. LG는 우승 상금 1억원을, 허일영은 MVP 상금 1000만원을 받는다.

이날 경기장엔 5240명의 관중이 꽉 들어차 챔피언결정전 18경기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