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핵심 제조 장비인 ‘TC 본더’ 공급사로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선정됐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은 16일 공시를 통해 SK하이닉스에 HBM용 TC 본더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규모는 각각 428억원, 385억원이다. 다만 한화세미텍의 경우 공시 금액에서 부가가치세(VAT)가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두 회사의 납품 규모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TC 본더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HBM을 제조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장비다. HBM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D램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정하는 장비 중 하나가 TC 본더다. 양사가 공급한 장비는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의 ‘M15X’팹에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반도체는 그동안 TC 본더 납품사 가운데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SK하이닉스에 이 장비를 독점 공급해왔지만 최근 한화세미텍이 시장에 진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한화세미텍은 이미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SK하이닉스와 총 420억원 규모의 TC 본더 납품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까지 포함하면 누적 공급 규모는 805억원이다.
한편 HBM 시장은 AI 시장 수요 급증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2억 달러(약 25조3000억원)에서 다음 해 46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