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체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해외 매출 비중에 따라 엇갈렸다.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해외 시장 의존도를 높여야 호실적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매출이 52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증가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67.2% 증가한 1340억원이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 특히 해외 매출이 47% 늘어난 424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3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불과 세 분기 만에 4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의 비중도 80%까지 확대됐다.
오리온 역시 해외 사업 효과를 톡톡히 봤다. 1분기 매출은 8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고 영업이익은 1314억원으로 5% 증가했다. 중국(7.1%), 베트남(8.5%), 러시아(33%) 등 글로벌 법인이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 법인의 내수 판매액은 1.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미국 등으로 향하는 수출액은 23% 늘었다.
반면 일부 기업들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농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930억원으로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오뚜기는 매출은 4.2% 증가한 9208억원, 영업이익이 21.5% 줄어든 575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 시장이 침체에 빠져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 기업의 미래는 외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