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전쟁’ 불확실성, 대기업 수출입 6분기 만에 모두↓

입력 2025-05-15 18:24

올해 1분기 대기업 수출액과 수입액이 6분기 만에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관세전쟁 여파가 본격화하기 전임에도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로 대기업들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소기업은 수출입액이 모두 소폭 증가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를 보면 올해 1~3월 전체 수출액은 1598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2023년 4분기(5.7%)부터 플러스 증가를 이어오다 이번에 감소로 돌아섰다. 석유 제품의 수출이 감소한 점이 특히 영향을 미쳤다.

1분기 기업 규모별 수출액을 보면 먼저 대기업 수출이 줄어들었다. 대기업 수출액은 1041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는데, 대기업 수출액이 감소한 건 1년 3개월 만이다. 반도체 등 IT 제품의 수출액은 4.9% 늘었지만 석유 제품 수출이 10.7%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중견기업도 화학공업 제품 등에서 수출이 감소해 전체 수출액은 2.6% 줄어든 289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중소기업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264억 달러로 조사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화장품, 중고차 등 일부 품목에서 수출 호조를 보이고 동남아 지역 등으로 무역 경로가 다변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1분기 수입액은 대기업만 유일하게 감소했다. 대기업 수입액은 918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광산물과 화학공업 제품 쪽에서 수입이 많이 줄어든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시기상 관세전쟁 여파가 본격화한 건 아니지만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수입액은 자본재 등 분야에서 수입이 증가한 영향으로 각각 9.7%, 0.5% 늘었다.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대기업의 경우 석유 제품 등 부분에서 세계적 공급 과잉으로 인한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세부 업종별로 여건 차이가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관세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기에 당분간은 기업들의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1분기 수출 상위 10대 기업들이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무역집중도는 36.0%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2% 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38.1%)보다는 낮아졌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