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뛰어드는 고령층 줄여야” 한은 총재의 우려

입력 2025-05-15 14:2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늘어나는 고령층 자영업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15일 오후 한은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동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준비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많은 고령층이 낮은 수익성과 높은 불안정성에 처해있다”며 “고령층의 자영업 진입을 줄이고 안정적인 임금 근로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60세 이상 신규 자영업자의 35%는 연간 영업이익이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60세 이상 자영업자의 65.7%는 운수·음식·도소매업 등 취약 업종에 종사한다”는 한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실은 고령층 개인의 생활 안정은 물론 거시경제의 전반적인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자영업자의 고령화가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0세 이상 자영업자의 수는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서 207만3000명을 기록했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도 36.4%로 역대 최대치였다.

이 총재는 고령층의 자산 유동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같은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그 자산이 생활비로 전환되지 못하면 통계상 ‘빈곤층’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을 연금화하는 경우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들이 2021년 기준 약 122만명으로, 노인 빈곤층의 약 37%”라며 “이런 분들은 보유 자산을 유동화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부연했다.

자산 유동화 수단으로는 주택연금을 언급하면서 “고령층의 현금 흐름이 개선되면 약 34만명의 노인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존엄하게 살 수 있는 노후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의 모습”이라며 “선진국다운 사회적 품격을 갖추기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