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공립수목원 조성’ 예산 삭감에 제자리걸음

입력 2025-05-15 15:28

경기 고양시가 도심 속 녹색힐링공간이 될 공립수목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이은 예산 삭감으로 사업이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시는 시민들에게 산림 내 여가·휴식 및 교육·체험공간을 제공하고, 수목 유전자원 보전과 연구를 위한 수목원 조성을 계획했으나, 지난해 2회 추경과 올해 본예산, 1회 추경에 걸쳐 세 차례나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용역’ 예산 2억7000만원이 모두 부결되면서 사업이 답보 상태에 놓였다.

공립수목원 조성을 위해서는 지역주민 의견 청취, 관계기관 협의, 조성예정지 지정, 인허가 및 토지 보상·수용, 조성계획 승인, 착공, 등록 등 약 6년 이상의 중장기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첫 단계인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조차 진행되지 못해 고양시 최초의 수목원 조성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고양시는 북한산, 고봉산, 황룡산 등 다양한 생태환경을 갖추고 매년 100㏊ 이상의 조림사업과 숲가꾸기, 나무심기 행사 등을 통해 산림자원 조성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1000종 이상의 수목과 증식·재배·관리·전시·편의시설을 갖춘 100㏊ 내외의 수목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구공간이 마련되면 식물유전자원 활용, 전문적 연구, 국내외 수목원과의 공동연구 및 자원 교환, 정보교류 등 다양한 협력사업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특히 시는 화훼산업도시의 특성을 살려 창릉천, 공릉천 등 수변자원과 연계한 차별화된 수목원을 조성해 산림휴양 수요에 대응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2022년 환경부 통합하천사업에 선정된 창릉천은 지난해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 용역을 마쳤고, 공릉천도 저탄소 수변공원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도시숲을 활용한 수목원은 어린이 숲해설, 목재문화체험 등 다양한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생태관광의 장이 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나무 1그루는 연간 35g, 도시숲 1㏊는 168㎏의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현재 경기도 내에는 공립수목원 10곳이 운영 중이나, 이 중 8곳이 경기남부에 집중돼 있다. 고양시에 수목원이 조성된다면 경기북부의 녹색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자연친화적이고 차별화된 산림문화·휴양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대상지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올해 2회 추경에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예산을 재요구해 시민 삶의 질과 관광자원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목원 조성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