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30년 전 노무현 따라갔다면 가슴앓이 안 했을 것”

입력 2025-05-15 15:28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계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탈락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3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라갔다면 의리, 도리, 상식이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홍 전 시장은 15일 지지자들과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 “다섯 번의 국회의원은 당 도움 아닌 내 힘으로 당선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두 번의 경남지사는 친박(친박근혜)의 집요한 견제와 음해 속 내 힘으로 경선에서 이겼고 한 번의 대구시장도 당의 집요한 방해 속 터무니없는 15% 페널티를 받고도 경선에서 이겼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두고 “이 당에서 두 번의 대권 도전, 두 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이 이제 와서 이러면 안 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작심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전 시장은 “그 당이 내게 베풀어준 건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궤멸한 당을 내가 되살렸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3년 전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민심에서 압승하고 당심에서 참패했을 때 탈당하려 했으나 마지막 도전을 위해 보류했는데 이번 경선에서도 사기 경선을 하는 것을 보고 내 청춘을 묻은 그 당을 떠났다”며 “국민의힘에서 은퇴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대선이 끝나면 돌아가겠다”며 “누군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이 몹쓸 정치판을 대대적으로 청소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전 시장은 검사 재직 시절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당시 통합민주당을 이끌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홍 전 시장 영입을 위해 찾아갔으나 홍 전 시장이 이미 신한국당 입당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