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동반 목장기도회, 사모·권사도 제자도 배웠다

입력 2025-05-14 16:53
예장합동 목장기도회에 참석한 사모들이 14일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설동욱 예정교회 목사의 강의를 듣고 있다.

문경언(54) 하늘소망교회 사모는 인생의 절반 이상인 28년을 사모로 살았다. 하지만 사모로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본 적은 거의 없다. 문 사모는 “남편은 목회자 세미나 등 참석으로 매달 분주한데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큐티(QT) 세미나 정도였다”며 “오늘처럼 사모들이 모여 강의를 듣는 건 오랜만”이라고 전했다. 비슷한 시간 건너편 건물에서 만난 변주야(70) 울산사랑의교회 권사도 “임직 교육 이후 이런 특강을 듣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목장기도회 트랙강의를 듣고 있는 권사들.

14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김종혁 목사) 제62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목장기도회)에서 사모와 권사들을 위한 일일 특강이 마련됐다. 역대 처음으로 목장기도회에 목사·장로 부부가 동참하게 되면서 배우자 여성을 위한 순서가 배정됐다. 강의는 사모반 권사반 목사반 장로반으로 나뉘어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본당과 부속실에서 진행됐다. 사모반 권사반 강의는 설동욱(예정교회) 예동열(우정교회) 목사가 각각 ‘예수님 따르는 사모’(마 16:24) ‘하게 하시는 하나님, 되게 하시는 하나님’(출 35:30~35)을 주제로 전했다.

설동욱 예정교회 목사

설 목사는 “교회가 커지거나 교인과의 인간적인 관계가 두터워져도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목자의 마음으로 대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친정 엄마처럼 조건 없이 교인을 사랑하는 사모가 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설 목사는 “영혼을 위해 살아가는 인생만큼 귀중하고 감사한 삶은 없다”며 “외로울 수록 주님의 위로를 누릴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끝까지 주님만 따르자”고 권면했다.


예 목사는 “인간적인 열심으로만 봉사하다 보면 지치게 된다”며 “우리의 노력을 넘어 하나님의 계획과 방법을 신뢰할 때 기쁨을 누리며 교인들을 섬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를 위한 권사님들의 땀과 눈물을 주님께서 반드시 기억해주실 줄 믿는다”며 “오늘의 작은 섬김이 내일의 큰 축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축복했다.

예동열 우정교회 목사

참가자들은 이번 특강을 통해 자신의 신앙과 사명을 재정립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문 사모는 “교인들을 대할 때 말씀보다는 처세술을 생각하고 또 내 감정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며 “이번 목장기도회를 통해 목자의 마음을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 권사는 “교회에서 조용히 봉사하면서도 속으론 누군가 내 헌신을 알아주고 칭찬해주길 바랐던 것 같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겸손의 마음을 새로 다져야겠다”고 했다.

부산=글·사진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