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안영준 완벽 부활… SK, 7년 전처럼 챔프전 흐름 바꿨다

입력 2025-05-13 21:44
서울 SK 안영준(가운데)이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4-2025 프로농구 KBL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수비를 앞에 둔 채 레이업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SK가 압도적인 ‘속공 군단’의 모습을 되찾으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챔피언결정전 3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SK가 2연승을 거두면서 시리즈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SK는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4-2025 프로농구 KBL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5차전에서 86대 56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3연패 뒤 2승을 수확한 SK는 한 경기만 더 잡아내면 LG와 승부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SK는 25점 차로 이긴 4차전에 이어 30점 차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판도를 단숨에 바꿨다.

SK는 올 시즌 역대 최소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조기 우승에 성공한 탓에 플레이오프에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애를 먹었다. 하지만 4차전 반격의 1승을 거두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SK는 이날 가장 강력한 무기인 속공으로만 12점을 쌓으며 LG의 기세를 꺾었다.

3차전까지 주춤했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안영준도 완전히 되살아났다. 안영준은 4차전 13점에 이어 5차전 양 팀 최다 21점을 올리며 승리를 주도했다. 주포 자밀 워니가 17점 10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역대 챔프전 1~3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 100%(4회 중 4회)를 잡았던 LG는 오히려 시리즈 흐름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슈터 유기상이 3점포 4방을 포함해 14점, 아셈 마레이가 12점으로 분투했지만 불붙은 SK의 속도를 제어할 수 없었다.

SK는 사상 최초로 3연패 뒤 4연승으로 우승하는 ‘리버스 스윕’에 도전한다. 7전4승제로 치러지는 KBL 챔프전은 물론 1946년 출범한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에서도 리버스 스윕 사례는 없다. SK는 7년 전 정상에 올랐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당시 SK는 디온테 버튼이 주축이었던 원주 DB와의 2017-2018시즌 챔프전에서 2연패 후 4연승을 챙기며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전희철 SK 감독은 “선수들이 정규리그 때의 경기 리듬을 되찾았다. 개개인이 올라온 경기력을 믿고 원정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정신을 무장해서 6차전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