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기독교가 주류인 사회임에도 역설적으로 전도가 어려운 나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세속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사단법인 복음의전함(고정민 이사장)이 현지 한인교회들과 함께 한인사회를 넘어 미국 전역에 복음을 전파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나섰다. ‘블레싱USA캠페인’이다.
캠페인은 미국 서부지역에 이어 동부, 그리고 중부지역까지 많은 현지 한인교회와 성도들의 참여로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복음의전함은 이 운동성을 바탕으로 일본 등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하는 캠페인으로 그 지경을 넓힐 계획이다. 이른바 ‘블레싱월드캠페인’이다.
양춘길(필그림선교교회) 류응렬(와싱톤중앙장로교회) 마크 최(뉴저지온누리교회) 김바나바(퀸즈한인교회) 목사가 그 캠페인 선봉에 나섰다. 이들 ‘블레싱월드 캠페인 디렉터 교회’ 목회자들에게 미국 땅의 복음화를 위한 한인교회의 비전과 앞으로 펼쳐나갈 복음 전도의 방향성을 물었다.
-미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교회 사역을 소개해달라
△양춘길 목사=2015년부터 ‘네이버 플러스’라는 이름의 청소년·여성을 위한 프로그램과 각종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건강한 공동체로 세우는 일을 돕고 있다. 노숙자들을 돕는 사역을 주6일 진행하고, 독거노인이나 ‘싱글 맘’ 사역 등도 코로나19 이후 더 활발해졌다.
△류응렬 목사=매주 워싱턴D.C.광장을 오가는 수많은 다민족에 복음을 담은 안내서를 나눠주면서 전도한다. 특히 선교에 집중해 선교단체 ‘시드선교회’도 세웠다. 현재 15가정을 선교사로 파송하고, 140명의 협력선교사와 기관을 후원하며 매해 300여 명 성도가 미국 내외의 수십 곳에서 단기선교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는 형편이 어려워진 60개 한인교회의 임대료와 50명 목회자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또 젊은 목회자 멘토링 사역을 시작해서 미주 전역에 있는 주요한 한인교회 12명의 목회자와 함께 한인교회의 미래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일에도 노력하고 있다.
△마크최 목사=어떻게 하면 지역사회에 도움 되는 교회가 되느냐가 고민이다. 인근 경찰서, 소방서, 학교 등과 관계 맺는 일에 집중한다. 내년에는 이들 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식사와 함께 공연을 제공하는 ‘한국의 밤(Korean Night)’을 개최한다.
△김바나바 목사=상처 입은 다양한 사람들을 안아주는 ‘잘 안아주는 교회’, 영의 양식과 육의 양식 모두를 잘 먹여주는 ‘잘 먹여주는 교회’, 그리고 축복과 사명자를 보내주는 ‘보내주는 교회’가 되자는 목회비전을 세우고 실천 중이다. ‘주가(The Lord) 교회면, 잘 주는(Giving) 교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 한인교회의 목회와 미국 내 복음 전도의 현실적 어려움은 무엇인가
△양 목사=2017년 8월 우리 교회는 동성애자들의 목사·장로 안수와 나아가 동성 간의 결혼을 허용하는 미국장로회(PCUSA) 교단을 탈퇴하기 위해 교단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교회 건물을 비롯해 교회 은행 계좌, 교회 이름 등을 모두 잃어버렸다. 하지만 우리 교인들은 저와 함께 ‘오직 성경’의 가치를 지키기를 원했고,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성경 중심의 신앙을 지키기며 지금까지 교회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류 목사=공립학교는 반성경적 가르침으로 물들고 있고, 많은 주류교회는 진리의 복음에서 이탈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런 주위를 둘러싼 환경이 한인교회의 목회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오히려 성경에 근거한 절대 진리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한다. 많은 성도와 심지어 세상 사람들도 진정한 복음이 무엇인지 듣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 복음화를 위한 한인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류 목사=이곳 이민자들은 한국에서는 교회를 전혀 다녀보지 않았어도 자녀교육 등 다양한 이유로 교회를 찾는다. 그들을 비롯해 모든 성도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잘 세우고, 제자로 만들어 미국 사회 속에 진정한 신자의 빛을 발하게 하는 것이 교회의 주요한 역할이다. 특히 다음세대를 좋은 제자로 세워 미국 주류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훈련하는 것도 한인교회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성경을 그래도 믿는 한인교회가 미국교회를 진리로 영적으로 깨워야 할 사명도 있다.
△김 목사=초기 이민 사회에서 한인교회는 이민자들의 정착을 돕는 공공기관 역할을 감당했다. 이민자들의 정서적 피난처이자, 삶의 전초기지가 돼줬다. 이제 한인 2, 3세들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한인교회는 부모 세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역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에 신앙적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블레싱USA캠페인과 블레싱월드캠페인이 미주 복음 전도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시는지
△양 목사=‘미셔널 처치를 꿈꾸라’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 일상생활의 영역이 하나님이 보내신 선교지임을 자각하고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선교 목적을 갖고 살라는 것이다. 복음의전함 캠페인도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은 선교자라는 생각으로 일상생활에서 복음을 전하는 캠페인이고 무브먼트(운동)이다. 이 미셔널 처치, 미셔널 캠페인이 미국을 복음화하는 귀한 역사를 일으킬 것이라 기대한다.
△류 목사=북미 지역에는 300만 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4300여 개의 한인교회가 있다. 이민교회의 역사가 축적된 만큼 서로의 강점을 나눌 시기가 됐다. 성숙한 이민교회로 현지서 자리 잡는 한인교회가 복음의전함이 내세우는 한국의 ‘K-복음’ 콘텐츠를 통해 미국 전역에 긍정적이고 선한 그리스도인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역할을 감당하리라 기대한다.
△최 목사=미국 땅은 혹여 풍요해 보이고 만족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주님의 눈으로 봤을 때 부족한 땅이다. 이 땅에 복음의 열망을 채우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다. 복음의 무브먼트를 일으키는 데 복음의전함의 캠페인이 사용되리라 기대한다.
△김 목사=‘하필이면’을 영어로 번역하면 ‘많은 선택 중에서 꼭 왜 그것이어야만 했는가’라는 은근한 원망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이 하나님과 이어지면 가장 의롭고 고마운 말이 된다. 블레싱월드캠페인에 앞서 하필이면 하나님이 왜 우리를 세계의 수도인 뉴욕에 살게 해주셨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캠페인 디렉터 교회로서,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캠페인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며 본이 되는 교회가 되도록 힘써 노력하겠다.
-복음의전함의 온라인 전도 플랫폼인 ‘들어볼까’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양 목사=들어볼까를 통해 온라인 사역에 더욱 친밀해지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세상 문화를 그리스도 문화로’라는 가치에 가장 잘 맞는 캠페인 중 하나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익숙하고 선호하는 문화, 영상과 유튜브를 활용한 K-복음 콘텐츠로서 들어볼까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좋겠다.
△류 목사=복음을 쉬운 간증으로, 온라인으로 전달할 수 있는 들어볼까 플랫폼이 한인교회에서 전도와 양육 콘텐츠로, 개인 관계를 통한 전도의 도구로 사용되리라 기대한다.
△김 목사=자신이 믿는 신앙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설명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닌데 들어볼까를 통하면 쉽게 복음을 전달할 수 있다. 모든 성도가 들어볼까를 통해 주변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필요한 분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길 소원한다.
-미국 한인교회 성도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면
△양 목사=대중문화에 깊이 노출된 젊은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복음의 시각으로 재해석, 소통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을 담아내는 효과적인 그릇으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상 문화 속에서 그리스도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그 안에서 복음을 드러내는 이 캠페인에 많이 동참해달라.
△류 목사=‘성도를 살리고 훈련해 지역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글로컬교회’라는 비전을 가진 우리 교회의 노력이 곧 블레싱월드캠페인과 같다. 내 지역, 우리 교회를 열심히 섬기면서도 온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성도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블레싱월드캠페인이다.
△최 목사=진정한 삶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 삶이 늘 주님과 연결되고 교회의 모든 사역이 예수님과 연결돼야 한다. 늘 일상 속에서 예수님을 드러내고 예수님을 전하고 예수님 중심으로 사는 모든 성도 되시기를 축복한다.
△김 목사=우리 교회가 먼저 하나 돼, 다른 교회들과 함께 세계의 수도 미국 뉴욕에서 복음을 전하고, 전도의 불길이 여기저기 타오르길 기도한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