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홈구장을 잃고 떠돌이 생활 중인 NC 다이노스가 대체 보금자리인 울산 입성을 앞두고 있다. NC는 타 구장에서 29연전을 치르는 악조건 속에서도 KBO리그 4위로 도약하는 힘을 보여줬다. 문제는 NC의 타지 생활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NC 측의 대체 홈구장 사용 결정에 NC파크 소유 주체인 창원시와 창원시설관리공단은 부랴부랴 재개장 준비를 마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NC는 오는 16일부터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주말 3연전 홈 경기를 갖는다. 지난달 11~13일 부산 사직구장을 빌려 치른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처음으로 NC의 홈 경기가 열리는 셈이다. NC파크는 지난 3월 29일 구조물 추락에 따른 관중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재개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NC는 원정 신세를 져야 했지만 잘 버텨냈다. 지난 11일까지 무려 29연전을 창원 외 구장에서 소화하는 고난의 행군 속에서도 최근 7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리그 9위로 5월을 맞은 NC는 13일 현재 4위(17승1무18패)에 자리를 잡고 있다.
상승 원동력은 물오른 타선에 있다. NC 타선은 5월 팀 타율 1위(0.308)에 오르며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리그 타율 1위(0.359)의 손아섭이 건재한 가운데 천재환과 맷 데이비슨이 이달 들어 각각 0.467, 0.433의 고타율을 뽐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NC 구단은 지난 8일 대체 홈구장 확정을 발표했다. 선수단의 경기력 유지, KBO리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국토교통부가 이달 초 NC파크에 대해 수개월 이상 소요될 수도 있는 정밀안전점검을 요구하면서 마냥 기다릴 수만 없는 노릇이었다.
국토부는 구단 발표 직후 ‘NC파크의 재개장 여부는 시 등이 결정할 사항’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창원시에 보냈다. 창원시는 오는 18일까지 시설물 정비를 마친 뒤 조속한 재개장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창원시는 시설물 정비 완료 목표 시점만 제시했을 뿐 경기장 이용 가능 시점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NC 구단 관계자는 “재개장 관련 구체적인 일정을 받지 못해 창원 복귀 협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협의가 완료되지 않으면 다음 달에도 울산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울산시는 NC 구단에 문수야구장 전체 유지 및 관리·보수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인 사용 기간은 비공개 사항이지만 6월 이후에도 문수야구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