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가 한일 글로벌 산학협력을 통해 ‘의료용 광 경화성(photocurable)’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대는 지난 9일 부산대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에스엔비아와 일본 제약기업 JBP(일본 생물제제)의 한국법인인 제이비피코리아가 ‘광 경화 의료기기 기술 실시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계약식은 부산지식산업센터에서 진행됐다.
양사는 부산대 바이오소재과학과 양승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의료용 광 가교 히알루론산’ 기술을 기반으로 2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다. 현재 비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완료되는 대로 임상시험에 진입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된 광 경화 의료기기는 기존 화학 가교 방식과 달리, 저출력 가시광선으로 체내에서 안전하게 경화되는 방식을 택했다. 액상 또는 패치형 히알루론산 소재를 조직에 바른 뒤 빛을 조사하면 수 초 내에 접착력이 형성돼 지혈·조직 접착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임상 현장에서 약물이나 성장인자를 간단히 혼합해 주입할 수 있는 '믹싱 프로토콜'을 제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장점도 갖는다.
이 기술의 핵심은 에스엔비아가 부산대로부터 이전받아 개발한 히알루론산 기반 광 가교 플랫폼 ‘PhotoQ-HA’다. PhotoQ-HA는 특허 기반의 ‘HAMA-PA’ 고분자 소재와 수용성 광 개시제를 결합한 것으로, 5초 이내의 짧은 조사 시간에도 접착력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안과용 조직에도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인공장기 프린팅용 바이오잉크나 서방형 약물 전달체(DDS)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양사는 이 기술을 지난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MEDICA 2024’ 전시회에 출품해 30여 개 기업과 수출 상담을 진행했으며, 현재 다수의 해외 기업과 제삼자 기술이전 협의도 진행 중이다.
양승윤 부산대 교수는 “광 가교 기술은 수십 년 전 개발됐지만, 독성과 안정성 문제로 의료 응용은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기술은 현장에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의료용 조직 접착제·지혈제·약물 전달체 개발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홍석 제이비피코리아 대표는 “JBP는 1954년 설립된 글로벌 제약사로, 한국에서도 GC녹십자와 합작해 다양한 전문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부산대의 광 경화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경쟁력 있는 의료기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