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보다 살 더 잘 빠진다는 ‘이 약’…비만치료제 격돌

입력 2025-05-13 08:47 수정 2025-05-13 10:08
비만치료제. 게티이미지뱅크
비만치료제 열풍을 불러온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일라이릴리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삭센다,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까지 등장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한국릴리는 마운자로(GLP-1/GIP 이중작용제)와 위고비(GLP-1 단독작용제)를 직접 비교한 임상 3b상 ‘SURMOUNT-5’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72주간 투여한 결과 마운자로 투여군의 평균체중 감소율은 20.2%였다. 반면 위고비 투여군의 평균체중은 13.7% 줄었다. 마운자로 투여군이 약 47% 더 감소한 셈이다.

절대체중 감소량으로 비교해도 마운자로의 감량 효과가 더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 투여군은 평균 22.8㎏, 위고비 투여군은 평균 15.0㎏ 체중이 감소했다. 15% 이상 체중 감량에 성공한 비율은 마운자로 투여군과 위고비 투여군이 각각 64.6%, 40.1%였다. 허리둘레 감소에서도 마운자로가 우위를 보였다. 마운자로 투여군의 허리둘레는 18.4㎝ 감소한 반면 위고비 투여군의 허리둘레는 13.0㎝ 줄었다.

이번 연구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체중 관련 질환을 가진 과체중 환자(BMI 27~30)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제32차 유럽비만학회(ECO 2025)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동시 발표됐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연합뉴스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안정성은 유사한 수준이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위장관 관련 증상이었다.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도 증상을 보였다. 이상반응으로 투여를 중단한 비율은 마운자로가 6.1%, 위고비가 8.0%였다. 다만 이번 임상은 두 약물의 안정성을 직접 비교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 보조요법과 함께 BMI 30 이상 비만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고지혈증 등 동반질환이 있는 과체중 성인 대상 체중관리 보조제로 허가받은 상태다. 이르면 연내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비만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매출은 2023년  66억8000만 달러(약 9조4889억원)였는데 2028년이면 480억3000만 달러(약 68조2266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